번아웃의 종말 - 우리는 왜 일에 지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가
★ 앤 헬렌 피터슨, 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올리버 버크먼 강력 추천!
번아웃 팬데믹의 시대,
어떻게 번아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일과 여가의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번아웃 문제 역시 사회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번아웃(burnout)은 만성적인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반응의 결과이며, 심리적 증상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번아웃으로 인한 폐해는 스트레스나 불안감, 우울증, 자살로까지 이어지고, 개인이나 조직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 사회 근간을 무너뜨리는 위협 요인이 되기도 한다. 번아웃은 우리가 직장에서 경험하는 압박과 불만을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번아웃을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만 치부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말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담론은 지치고 절망하는 노동자들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번아웃 팬데믹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일에 지치고, 소외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삶에서 실패했다고 느끼며 절망한다. 직업은 개인의 가치와 정체성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번아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번아웃의 종말》(원제: The End of Burnout: Why Work Drains Us and How to Build Better Lives) 의 저자 조나단 말레식(Jonathan Malesic)은 흔히 이야기하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처럼’ 보인다. 학생 시절 자신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었던 스승(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르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었던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러에 있는 킹스 칼리지에서 신학 종신교수로 일하며 안정된 급여와 여유로운 일상을 누리며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부터 비참함을 느끼게 되었고, 비참한 감정의 중심에 자신의 ‘꿈의 직업’이 있었음을, 번아웃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고통에서 탈출하기 위해 종신교수직을 그만둔 뒤에 그는 연구자로서 번아웃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고자 노력했고, 그렇게 했을 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더 선명하게 이해되기 시작했음을 고백한다.
“일에 대한 이상과 일의 현실 사이의 이러한 간극이야말로 번아웃의 원점이다. 우리는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이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일에 못 미칠 때 번아웃을 겪는다. 이런 이상과 기대는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왜 일에 지치고 소외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가
왜 이로 인해 삶에서 실패했다고 느끼는가
직업은 왜 그 사람의 가치와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는가
‘사회-의사’ 조나단 말레식이 처방한, 번아웃 시대를 건너는 방법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ㆍ윤리적 문제로서의
번아웃을 해체하고 넘어서기 위한 날카로운 진단과 해결 방안
조나단 말레식은 번아웃을 일에 대한 기대와 일의 현실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경험으로 정의한다. 번아웃이 지난 50년 동안 증가한 문화적 현상이지만, 그 역사적 뿌리는 일이 단순히 밥벌이 수단이 아니라 존엄성과 인격, 그리고 목적의식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는 우리의 믿음 속에 단단히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번아웃의 종말》에서 과학과 문학, 철학 등의 다양한 렌즈를 통해 번아웃을 파고들면서 왜 우리가 순교에 가까울 정도로 일에 높은 이상을 두려 하는지 그 기원을 추적하고, 지속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문화적인 헌신에 이미 저항하고 있는 개인과 공동체의 모습을 그려낸다.
또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왜 일에 지치고 소외되고 쓸모없다고 느끼는지를 엄밀하게 조사하기 위해 교수라는 직업에 완전히 소진된 자신의 역사를 추적한다. 번아웃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지배했는지, 왜 일이 나빠지면 다른 모든 것도 나빠지는 것처럼 느껴졌는지, 그리고 번아웃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났는지, 이 경험이 일에 대한 인식과 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회고한다. 그는 우리의 직업이 어떻게 우리의 가치와 완전한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과로로 지칠 대로 지친 상황과 마주할 때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지혜를 피한다.
“번아웃은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방식으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러스성 질병과 두 가지 중요한 공통점을 가진다. 첫째,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잠재적인 번아웃 환자다. 둘째, 우리는 공유 공간과 사회구조 속에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번아웃을 겪게 된다. 모두가 잠재적 희생자인 동시에 잠재적 매개체일 수 있다는 공통된 입장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이 상호작용을 다시금 상상하고 문화를 변화시키며 번아웃이라는 팬데믹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불평등, 자율성 결여, 공동체 붕괴, 가치의 불일치 등 우리를 탈진하게 만드는 요인을 파악하는 것 외에도 윤리의 실패를 다루는 그룹을 집중 조명한다. 수도사, 비영리단체의 직원, 열렬한 취미 활동가, 장애가 있는 예술가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통해 ‘총업무량’ 환경에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근로자와 비근로자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길을 볼 수 있다. 이 비판적이고 인간적인 책에서 조나단 말레식은 우리가 과로를 인식하고 번아웃 문화를 극복하면서 일보다 삶의 중요성을 발견하는 데 필요한 지혜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조나단 말레식은 우리가 번아웃에 대해 매우 모호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에게 명확한 정의가 없을 때 사회로서 우리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서 벗어날 가능성과 기회를 놓치는 것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일과 건전한 관계를 맺을 수 없고, 그것은 곧 온전한 삶을 살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번아웃 문화를 끝내야 한다. 번아웃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하고, 일과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깨달아야 한다. 바로 그때, 우리는 더 나은 일터를 만드는 방법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까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사회-의사’로서 시대의 아픔을 살피고, 노동 문화를 변화시키면서 번아웃이라는 팬데믹을 완전히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나단 말레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