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조금 달라지겠습니다 - 한민용이 전하는 희망의 기록
“이 책이 세상을 바꾸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고 믿는다.”-JTBC 손석희
“차가운 현실에도 뜨겁게 행동하는 용기를 준다.”-배우 천우희
“주류의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던 한국 사회의 낭떠러지를 더듬을 수 있게 해준다.”-〈씨네21〉 편집위원 김혜리
우리가 몰랐던,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이웃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JTBC 〈뉴스룸〉 첫 단독 여성 앵커 한민용 첫 에세이
매주 토요일 JTBC 〈뉴스룸〉에서는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가 스튜디오 바깥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는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JTBC 메인 뉴스를 단독 진행하는 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이야기다.
광고로 치면 몇 년 치 연봉으로도 살 수 없는 주말 저녁 황금시간대 4분. 그 주의 이슈를 날카롭게 비평하거나 거물 정치인을 인터뷰하며 당찬 30대 기자 출신 여성 앵커로서 자리매김할 수도 있었으나, 한민용 앵커는 그 짧지 않은 시간을 자신이 아닌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쓰기로 했다. 다른 언론에서는 알리지 않은 어려운 이웃들의 말을 듣고, 조용히 그들을 돕고 있는 또 다른 이웃의 손길을 카메라에 담았다.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부터 끊어내기 시작”했다.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며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은 유일한 끼니였던 급식을 먹을 수 없게 되고, 농인들은 얼굴의 절반을 가린 마스크 때문에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잃는다.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코로나19만은 아니다. 수많은 화재 현장에서 “First in, Last out” 원칙을 지키며 유독 가스를 마셔온 소방관은 희귀암에 걸려도 일하다 병을 얻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쉽지 않다. 안내견의 출입을 거부하면 과태료 300만 원이 부과된다고 설명해도 하루에 7번씩 식당에서 내쫓기는 시각장애인도 있다.
믿기 어려운 현실에 ‘요즘 같은 때에?’ 하는 의문이 슬며시 고개를 들지만, 《내일은 조금 달라지겠습니다》는 이들이 결코 멀리 떨어진 존재가 아니며 오늘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이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민용 앵커는 언론이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은 사회의 크고 굵직한 사건들을 쫓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껏 뉴스의 주인공으로 여겨지지 않은 이들의 목소리도 널리 알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접 말하는 대신 스포트라이트에서 물러서며 보여준다.
내가 쓰는 기사가 아닌
기사를 보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믿기에
〈오픈마이크〉가 어려운 이웃의 삶을 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들을 조용히 돕고 있던 또 다른 이웃을 함께 조명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굶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저녁 한 끼를 만드는 푸드트럭 ‘헝겊원숭이운동본부’, 보육원을 떠난 보호종료아동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를 비롯하여 두 팔 걷어붙인 사람들을 취재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박수받아 마땅한 이들에게 힘껏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물론, 이웃의 어려움을 알아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던 사람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주길 바란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타인의 선의에만 기대어 돌아갈 수 없다. 누군가 책임 있는 사람이 움직여야 하며 그들을 압박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눈길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내일은 조금 달라지겠습니다》에서는 〈오픈마이크〉 방송에 담지 못한 정책적인 대안과 다른 나라의 참고 사례 들을 보충하고, 보도 이후 실제로 개선된 정책이나 수사 상황을 반영하여 실었다. 더 좋아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나아질 수 있을지 대책 또한 촉구한다.
매주 토요일 〈오픈마이크〉가 방송되고 월요일 아침이면 한민용 앵커의 메일함에는 이들을 돕고 싶다는 메일이 가득했다. “펜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하던 기자는 어느새 “그 말의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하는 사회생활 10년 차 앵커가 되었다. 펜으로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사람의 마음은 움직일 수 있다고, “보이니 궁금한 점이 생겼고, 궁금하니 알게 됐고, 알게 되니 더 이상 예전과 같을 수 없었다”는 그의 고백처럼 이 책 또한 누군가의 눈을 트이게 하고 마음에 희망의 불씨를 피울 것이다. 한 발 전진하면 두 발 후퇴하는 것만 같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내일은 조금 달라지리라는 믿음을 안고, 한민용 앵커는 마이크를 건넨다. “당신의 이웃은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