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 천지혜 에세이
사랑의 출발점은 바로 나를 사랑하는 일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타인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사랑’의 주제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대부분이 타인을 향한 사랑을 중요시하지만, 사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을 사랑하는 일은 불가항력 같은데, 나를 사랑하는 일은 노력해도 쉽지 않다. 사소한 습관, 외적인 모습, 성격이나 배경마저 비하하게 되기 일쑤다. 이런 내가 어떻게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하지만 사랑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당사자가 단점이라고 여기는 특성마저 그 사람을 사랑할 이유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저자는 이와 같은 감정을 “나는 있는 그대로의 네가 마음에 들어/네가 싫어하는 모습들이 나는 마음에 들어/너라서 마음에 들어”라고 서술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내 해답을 찾는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면,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거든”. 이렇듯 저자는 수많은 사랑과 이별의 경험을 통하여 얻은 문장들로 책 한 권을 오롯이 채웠다. 사랑이 고픈 사람에게는 사랑을, 온기가 고픈 사람에게는 온기를 건넨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을 당신도 사랑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친구가 필요하면 친구가 돼 줄게
연인이 필요하면 연인이 돼 줄게
가족이 필요하면 가족이 돼 줄게
네가 나에게 필요한 만큼
너에게도 필요한 사람이 될게”
사랑에 빠져 우리는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과 사랑이 존재한다. 이 사랑들은 때로는 한 인간이 삶을 살아가게 하는 버팀목이 되었고, 때로는 존재 이유 그 자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끔은 사랑이 우리를 갈기갈기 찢고 상처입히며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상흔을 남겼다. ‘나’라는 인간 자체가 소멸할 듯한 이별을 겪고 다시는 어느 무엇에도 마음 주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결국 우리는 사랑을 한다. 처음처럼 사랑하고 처음처럼 시작한다. 다시 이별하게 될지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이 문장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 당신이 어떤 사랑을 마주하고 있느냐에 따라 해당 문장의 해석이 달라질 것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과 애를 써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수없이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사랑은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무엇이라고 정의하기도 힘들며 어렵사리 정의했다 하더라도 내 마음이 공식대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원하고, 사랑을 받고 싶다. 저자는 읽는 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사랑을 내주기 위하여 한 줄 한 줄에 정성껏 마음을 담았다. 결국 당신은 이 책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