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시티 파워 -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
능력주의인가 다양성인가
그 지난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책!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다양성과 능력주의, 소수자 존중과 공정이라는 가치 추구 등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연구 자료, 인터뷰 등을 토대로 왜 능력주의만으로는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지, 왜 다양성이 조직과 사회에 꼭 필요한지 보여주며 이 지난한 갑론을박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는다. 성과와 다양성은 공존하기 어렵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권한다.
능력 있는 복제인간 팀 vs. 다양한 관점에서 반항하는 팀
예측 불가능하고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느 쪽인가?
● 제2차 세계대전에서 십자말풀이 장인이 암호해독 요원으로 차출된 까닭은?
● 기술 스타트업 창업가와 럭비 감독이 영국 국가대표 축구팀에 조언하는 이유는?
● 아웃사이더인 이민자들이 성공한 창업가가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 스웨덴은 왜 제설 작업 시 차량 운전자가 아니라 보행자에 초점을 맞출까?
★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경제학 콘서트》 팀 하포드 추천
★ 영국 최고의 경영연구소 CMI 올해의 경영서 수상
★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일본 장기 베스트셀러
★ 전 세계 13개국 판권 수출
다이버시티, 즉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
넓은 시야를 갖춘 탁월한 조직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인지 다양성의 힘에 주목한다!
다이버시티(diversity)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모양, 빛깔, 형태, 양식 따위가 여러 가지로 많은 특성.” 실제 세상에서 다양성은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가 으레 떠올리는 젠더, 인종, 나이, 종교 등이 다른 것은 ‘인구통계적 다양성(아이덴티티 다양성)’에 해당한다.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을 좇다 보면 능력 있는 사람을 놓칠 수 있다.” 흔히들 탁월함과 다양성은 양립 불가능하며 둘 중 하나만 선택 가능하다고 주장할 때 거론되는 다양성이 주로 ‘인구통계적 다양성’이다.
이제 다양성을 둘러싼 모호하고도 소모적인 논쟁을 끝낼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온 다양성의 힘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활용해야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 매슈 사이드가 특히 주목하는 다양성이 바로 관점, 통찰, 경험, 사고방식 등이 다른 ‘인지 다양성(cognitive diversity)’이다. 풍부한 사례 분석과 과학적, 심리적, 철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심연과 성공의 속성을 예리하게 파헤치는 저술가로 유명한 저자는 현 시점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하며 확보되어야 하는 가치가 바로 인지 다양성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전 탁구 국가대표이자 저술가인 저자는 2016년에 영국 축구협회 기술자문위원회에 합류했다. 여기에는 첨단기술 스타트업 창업가 마노지 바달, 올림픽 스포츠 행정가 수 캠벨, 교육 전문가 마이클 바버 경, 전 영국 럭비팀 감독 스튜어트 랭커스터, 사이클 코치 데이브 브레일스포드 경,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샌드허스트 왕립 육군사관학교장이 된 루시 자일스 등도 참여했다. 축구팀에 자문을 하는데 축구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니? 의아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들은 축구라는 영역에 갇히지 않고 각자 독특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찰, 다시 말해 기존 가치체계나 규범을 벗어난 ‘반항적인 아이디어(rebel ideas)’를 제시하며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폭넓은 조언을 할 수 있었다. 만약 축구 경기 경험이 풍부한 축구 전문가들만 영입했다면 동종 선호로 가득한 상황에서 기존의 관행을 더욱 견고히 하는 이야기만 나왔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의 주제를 생각한 계기는 다른 무엇보다도 자문위원회에서 겪은 경험이었다. 다양성에는 과소평가된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예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힘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런 힘이 생기는지 보다 분명히 알고 싶었다. 다양성의 역동적인 힘을 경험하는 것과, 다른 환경과 산업에서 다양성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방법 그리고 다양성을 정말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본문 71~71쪽)
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복제인간으로 가득한 팀은 왜 실패할 확률이 높을까?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반항적인 팀은 어떻게 혁신을 일궈낼까?
단순한 문제를 해결할 때는 한 사람이 모든 정보를 보유할 수 있기에 다양성이 딱히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면 한 사람이 모든 통찰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복제인간’처럼 비슷한 인재들끼리 모여 있을 경우 오히려 동종 선호의 함정에 빠지고 관점의 사각지대를 강화하고 만다. 실제로 동질성의 함정에 빠진 CIA는 테러를 암시하는 수많은 정보가 있었는데도 관점의 사각지대에 빠져 9.11 테러 예측에 실패하는 비극을 자초했다. 1980년대 말 영국 각료들은 자신들의 출신 배경인 귀족의 눈높이에 맞춘 세금 정책을 무책임하게 내놓는 바람에 거센 반발을 샀다. 이처럼 비슷한 인재들만 모여 있으면 ‘다른 의견’을 감히 내놓지 못하는 권위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호미로 막을 인재(人災)를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현명한 그룹은 이와 다르다. 그들은 복제인간 같지 않고 동일한 관점을 앵무새처럼 흉내 내지도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문제 공간의 다른 영역에서 나온 통찰을 제시한다. 바로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더 나은 집단지성의 전형이다. 그들에게는 서로를 보완하는 힘(coverage)이 있다.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문제를 다룰 때는 문제 자체를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우리의 집단적 이해의 어느 부분에 틈이 있는지, 개념상 사각지대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문제 공간의 한구석에 몰려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스웨덴 지방정부가 중점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정책 중 하나는 제설 작업이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은 눈 내리는 날이 연평균 170일에 달하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지방의회 공무원들(대부분 남성)은 일상적인 통근에 최대한 지장이 없도록, 제설 작업을 주요 간선도로부터 시작해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에서 끝냈다. 그런데 어느 새로운 분석이 남녀가 대체로 성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남성은 주로 차를 타고 이동하지만 여성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남성과 여성은 이동 패턴도 달라서, 남성은 차를 타고 하루에 두 번 마을을 드나드는 반면 여성은 외출이나 통근 시에 (각종 돌봄노동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보는 연쇄 이동(trip-chaining) 경향이 확연하다. 새로운 관점이 드러나자 이전에는 간과했던 통계자료들도 눈에 들어왔고(스웨덴 북부에서는 빙판길에서 부상을 당하는 보행자가 자동차 운전자보다 세 배 더 많다) 그동안 놓쳤던 재정 낭비도 깨달았다(보행자 사고로 발생하는 의료 비용이 겨울철 도로 정비 비용의 약 두 배). 그리하여 공무원들은 제설 작업 정책을 보행자 우선으로 바꾸기에 이르렀다.
성공적인 팀은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미처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고, 미처 찾아볼 생각도 하지 못한 데이터를 발견하고, 미처 인식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다수의 여성 학자가 영장류 동물학에 등장하고 나서야 암컷에 대한 풍부한 통찰이 가능해졌고, 뛰어난 수학자뿐 아니라 평범한 사무원이었던 십자말풀이 장인 같은 사람까지 편견 없이 폭넓게 뽑았던 블레츨리 파크 그룹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암호 해독으로 전쟁의 승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
우리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엔 너무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다
다수를 위한 최고의 결과를 얻고 싶다면, 결국 살아남고 싶다면, ‘다이버시티 파워’에 집중하라!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전혀 단순하지 않다. 많은 사람과 개체가 얽혀 있고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며 최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서로를 일깨워주고 획기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는 집단지성을 구축하고, 인지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집단 두뇌로 진화하는 데 성공한 현생 인류가 살아남은 비결이고, 실리콘밸리가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결정적인 요인이며, 갈수록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세상에서 성과를 내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비법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다양성을 일과 삶에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 저자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무의식적 편견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의식적 편견은 사람들의 능력이 엇비슷할 때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취업 시 월등히 뛰어난 흑인 지원자는 거의 항상 선발됐지만 실력이 고만고만할 때는 백인 지원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약하지만 주목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 사실을 지적하자 평가자들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다며 놀랐다. 따라서 무의식적 편견을 없애는 것은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강력한 첫 단계일 뿐 아니라 집단지성을 더 많이 갖춘 사회를 만드는 첫 단계이기도 하다. 그래야 모든 배경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추구할 기회가 제공되고, 다양한 지식을 갖춘 집단이 확장된다.
둘째, 그림자 위원회(shadow boards)를 설치한다. 주로 첨단기업이 다양성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이 위원회는 주요 의사 결정과 전략에 대해 경영진에게 조언하며 나이로 인한 좁은 시야를 없앨 수 있는 젊은이들로 구성돼 있다. 일례로 명품 브랜드 구찌는 임원들과 지속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그림자 위원회를 만든 결과, 2018년을 전후해 인터넷과 디지털 전략을 통해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셋째, 협업에 성공하려면 ‘주는 자세(giving attitude)’를 갖춰야 한다. 자신의 통찰을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제공하고 관점을 공유하며 지혜를 전해야 한다. 실제로 주는 자세를 가진 사람(기버)이 더욱 성공한다는 사실이야말로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일 것이다. 기버들은 보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고 훨씬 더 많은 반항적인 아이디어에 접근할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영국 정부의 초창기 대응이 한국이나 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아쉬웠던 이유 또한 다양성 부족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영국 정부가 15년간 준비해온 팬데믹 준비 전략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너무나 효율적으로 확산되며 잠복기도 극히 짧은) 독감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완전 봉쇄’ 또는 ‘통제받지 않는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만 고려됐고, ‘검사, 추적, 격리’ 전략은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관련 핵심 기관인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이 독감 모델에 집착하는 전문가들로 거의 구성된 데 따른 실패였다. 이런 과학자 자문 그룹이 성공하려면 개방적 문화, 독립성, 그리고 다양성이 확보되었어야 했다. 이러한 전 지구적 재난까지 나아가지 않더라도 현대 사회에서는 뛰어난 인재 한 사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전체론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보는 집단지성이 필요하다는 명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참이다. 아직도 다양성이냐 능력주의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일독하기를 강력하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