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생활도 관계도 버릴 것 없이 딱 맞게 산다!”
둘이어서 다행인, 둘이라서 더 애틋한
유튜버 에린남 부부의 일상 미니멀리즘
◎ 도서 소개
“일상이, 생활이, 내 삶이 더 가벼워졌다!”
비울수록 애틋해지는 미니멀 부부 라이프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산다는 건 대체로 생활과 관계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뜻한다. 혼자일 때보다 정리해야 할 짐도, 돌봐야 할 존재도, 상대를 거쳐 만들어지는 관계 속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이름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혼자라면 조금 더 쉬울 사소한 결심도 둘이 되는 순간 한 단계 더 복잡해지고, 쉽게 소유하거나 버렸던 물건에 대한 판단 또한 혼자 하기 어렵다. 둘이 되었지만, 혼자일 때보다 더 가볍고 심플하게 살 수는 없을까? 모든 짐을 두 배로 늘리지 않고 꼭 필요한 짐만 두고 살아갈 방법은 없는 걸까?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의 저자 에린남의 신간 에세이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전작에는 맥시멀리스트였던 에린남의 무작정 일상 변화 도전기가 담겼다면, 이 책에는 에린남과 그의 남편이 미니멀리즘이라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논의하고, 함께 실천한 과정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
매일의 미션을 작게 만드는 비우기의 마법
우리는 생활도, 관계도 버릴 것 없이 딱 맞게 산다
미니멀리스트 유튜버이자 작가인 에린남은 결혼 후 호주에 살면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남편 대신 서툰 솜씨로 집안 살림을 꾸려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고 쌓이기만 하는 집안일에 잦은 혼란과 우울을 느꼈다. 본인의 마음뿐 아니라 결혼 생활까지 힘들게 만드는 집안일에서 해방될 방법을 찾고 있던 어느 날, 에린남은 한 미니멀리스트의 영상을 보고 집 안을 비우기로 결심한다.
에린남이 ‘비우기’를 시작한 그날, 퇴근한 남편은 거실에 늘어져 있는 비워질 물건을 보고 당황했지만, 들뜬 표정으로 ‘비우기’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아내를 보며 미니멀리즘이 두 사람의 일상을 장악하고 있던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미니멀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적응과 타협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에린남 부부는 점점 더 미니멀리즘의 단순함과 청결함에 매료되었다. 막무가내로 늘어져 있는 물건이 없으니 집 안이 쾌적해졌고, 생활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일 또한 조금 더 수월해졌다. 집에 남길 물건을 고르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상대의 소비 방식과 가치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집 안을 비우며 생긴 빈 공간처럼 마음에도 조금씩 여유가 생겼고, 생활 유지에 드는 힘을 줄이자 부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문제들도 쉽게 해결되었다. 미니멀리즘은 부부의 생활뿐 아니라 관계에도 뜻밖의 해결책이 되어 주었다.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삶과 사랑을 위해
조그맣고 심플하게 살아가는 법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는 에린남 부부가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지속하는 이야기이다. 책의 1장 ‘변화의 시작’, 2장 ‘우리의 방식’에는 에린남 부부가 그들만의 미니멀 라이프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겼다. 에린남은 호주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짐을 처분하면서 생활에 맞는 소비의 쾌적함도 알게 되었다. 본래 물건을 사는 일에 관심이 없던 남편은 좋은 물건을 잘 사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으며, 부부와 함께 살게 된 강아지 ‘구르미’를 돌보며 가치 있는 소비와 그 본질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3장 ‘둘이서 매일 조그맣게’에는 코로나 시대와 함께 시작된 남편의 재택근무로 집 안에서 함께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두 사람이 ‘따로 또 같이’ 보낸 풍경이 기록되어 있다. 서로의 시간에 섞이고, 다시 또 별개로 존재하는 부부의 모습은 곁에 있는 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방법을 깨닫게 한다. 또한 코로나 시대 이후 더욱 보편화될 재택근무의 풍경을 그려보면서, 고립된 상황을 부드럽게 소화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
마지막 장 ‘가볍고 행복한’에는 에린남 부부가 함께 닿을 훗날에 대한 다양한 상상과 소망이 담겼다. 현재의 삶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건 남편과의 사랑 덕분임을 알기에, 지속 가능한 사랑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에린남의 다짐은 이들의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고 싶다는 소망의 끝에는 어떤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까?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을 상상하는 이에게, 지속 가능한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이에게 이 책이 담백한 조언이자 응원으로 가닿기를 바란다.
◎ 책 속으로
우연히 미니멀리스트가 나오는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그때 나는 결혼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영상을 보자마자 가진 물건을 줄이면 집안일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어떤 고민도 없이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는 곧바로 ‘비우기’를 실행했다. 당시에는 집 안에 물건이 쌓이는 게 너무도 당연했기 때문에 쌓여가는 물건에 딱히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비우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둘러본 집은 쓸모없는 물건들이 가득하고 답답한 공간처럼 보였다.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눈에 보이는 안 쓰는 물건들을 거침없이 꺼내 거실 중간에 모아두었다. 물건을 찾고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활력과 설렘이 느껴졌다. _함께 비우기(19~20쪽)
남편은 나처럼 하루 만에 큰 고민이나 생각 없이 미니멀리스트가 되지는 않았다. 남편이 미니멀리스트로 살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시간이 조금 지난 이후였다. 남편은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에는 갖지 못한 상쾌한 기분을 자주 느꼈고, 우리 생활도 조금 더 수월하게 느꼈다고 한다. 늘어져 있는 물건이 없으니 집 안이 쉽게 지저분해지지 않아서 좋다고 말하는 남편은 이제 나보다 더 잘 비워내는 사람이 되었다. _함께 비우기(21~22쪽)
그동안 내가 가졌던 옷들을 떠올려본다. 그중에 구멍이 나서 처분한 옷이 얼마나 있었던가. 패턴과 소재는 마음에 드는데 디자인이 별로여서 리폼하려다가 아예 쓰지 못하게 만들었던 옷 몇 개 정도만 기억날 뿐, 구멍이 나서 버렸던 적은 없었다.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것 같다 여겼던 옷들도 약간의 해짐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마음 한구석에 앞으로는 옷에 구멍이 날 때까지 옷을 입겠다는 작은 마음을 새겨두었다. _옷에 구멍이 날 때까지 입겠다는 사람과 산다(49쪽)
각자 생각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고르게 되니 물건을 사는 문제로 다투는 일은 없다. 미니멀리스트 부부가 되어 끊임없는 ‘비우기’ 과정을 통해 수많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리 앞을 막아서는 문제들을 결국에는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제 말하지 않아도 각자가 원하는 것을 잘 안다.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조금이라도 아쉬움이 새어 나오는 의견이 있다면 결정을 미루거나 없던 일로 만든다. 당장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두 사람을 위한 선택일 거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_서로 다른 의견 앞에서 다투지 않는 법(66~67쪽)
우리는 몇만 원을 쓰는 일에 열을 올리며 여러 날을 보낸다. 우리가 사용할 물건을 선택하는 일이기에 언제나 성심성의껏 고민한다. 물건을 들이거나 돈을 쓸 때 서로 의논하는 일이 익숙하고 당연하다. 물건을 자주 사는 사람들이었다면 이 과정이 귀찮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가끔씩 찾아오는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릴 게 아니라 이왕이면 잘 사용하고 싶기 때문에 시간을 들인다. _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나아가는 관계(99쪽)
세상은 때로 내가 예상하지 못한 시련을 준다.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누리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던 때에는 파란 하늘을 영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낯선 바이러스의 이름이 서로의 이름보다 더 많이 불리는 지금은 마스크 없이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다시는 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파란 하늘, 맑은 공기, 수도꼭지를 열면 쏟아져 나오는 물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까지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요즘이다. _고작 몇 시간의 단수일 뿐이었는데(105쪽)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웠던 연애 시절과 달리 지금 우리의 시간은 넉넉하다. 밤이 오는 것이 아쉽고, 하루가 끝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던 그 시절은 지나가 버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리니 우리 집 현관문이 보인다. 아직 보일러의 온기가 남아있는 우리의 집으로 들어와 곧바로 화장실로 향한다. 비누로 손을 30초 동안 깨끗이 씻고, 편한 실내복으로 갈아입는다. 이제 우리의 시절은 여기에 있다. _카페에 가려던 계획은 실패했지만(140쪽)
남편이 어엿한 주부가 되어준 덕분에 나는 내 일에 집중할 시간과 집안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진작 이런 상황이 찾아왔다면 집안일 때문에 싸우는 일 없이 신혼 생활이 훨씬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한창 사랑만 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을 부부 싸움으로 채웠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그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에게 찾아온 이 평화를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되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조금 소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거라고. _두 명의 주부(144쪽)
작은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은 가진 짐을 줄이는 삶을 상상하게 한다. 작은 텃밭은 농부가 되는 꿈을 꾸게 하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에 씨앗을 심어보고 싶은 마음을 품게 한다. 경험하지 못한 삶과 모습을 꿈꿔보고, 소망해 보고,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재미있다. _내가 살고 싶은 집(210쪽)
서로 힘을 주어 팽팽하게 긴장감이 흐르던 때가 있었다. 관계에 믿음이 있음에도 불안이 가시지 않던 때가 있었다. 우리는 지금 힘을 주지 않고 마음껏 표현하며 거리낌 없이 진짜 마음을 말하고 보여준다. 불안한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을 조금 더 잘 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가시 돋친 모진 말을 내뱉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그리고 참아낸다. _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