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집창촌, 파주 용주골, 미아리 텍사스, 청량리 588… 한국 집창촌, 지워진 100년의 역사
<유곽의 역사>는 한국 집창촌 100년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대부분의 도시에 집창 골목이 있을 만큼 집창촌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집창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처럼 여겨지는 게 현실이다. 기자 출신의 저자는 그동안 철저하게 무시된 집창촌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전국의 집창촌을 탐방하며 그 역사의 원류를 찾았다. 우리 삶의 한 터전이자 문화의 소비 공간이었던 집창촌의 모습을 전해준다.
이 책은 성매매 현장인 집창촌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었는지를 되짚어보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집창촌의 역사가 일본이 조선을 점거하면서 자국민을 위해 들여 온 유곽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일본인만을 위해 운영되던 유곽은 철도의 발달과 함께 점차 조선 전국에 뿌리를 내리며 식민지 착취로 인한 빈곤에 시달리던 여성들과 성매매에 눈뜬 남성들을 끌어들였다.
저자는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공창제가 폐지된 이후를 사창전국시대라 명명하며, 조국근대화라는 명목으로 경제성장의 음지이자 파생상품으로 성장하다가 결국 2004년 성매매특별법의 강력한 시행에 힘입어 논란만 남긴 채 해체된 집창촌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성매매나 집창촌 문제는 늘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성매매 선악 논란에 앞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소개
홍성철
지은이 홍성철은 1970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생, 스무살이 되던 해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저널리즘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Journalism is the best job in the world)”이라는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말에 따라 스물일곱이 되던 해 대학졸업과 동시에 문화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10년동안 사회부와 산업부, 국제부, 경제부 등을 거치면서 ‘2005년 씨티그룹 대한민국 언론인상’과 ‘2006년 삼성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는 기자초년병시절 경찰서출입기자로 서울 신길동텍사스와 청량리 588, 성남 중동 등의 사창가 르포를 하면서 “왜 사창가가 이곳에 생겼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주변 상인들은 물론 경찰서, 구청 등에도 물어봤으나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던 그는 지난 2003년 경찰청에 출입하여 성매매 관련 자료를 모으게 되며 이러한 궁금증을 차츰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04년 9월 난산 끝에 발효된 ‘성매매 특별법’과 그에 대한 성매매 종사자들의 거센 저항 등을 지켜보면서 그동안의 고민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저자는 기존 자료의 단순 정리 차원을 뛰어넘어 집창촌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2006년 여름 3개월 동안 전국의 집창촌을 탐방,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미아리 텍사스, 용산역전, 청량리 588, 영등포역전)과 경기(평택 쌈리, 동두천 칠리, 파주 용주골), 인천(옐로우하우스와 학익동), 강원(춘천 난초촌과 장미촌, 원주 희매촌, 태백 대밭촌, 동해 발한가, 속초 중앙시장), 대전(중동, 정동, 유천동 텍사스), 전북(군산 개복동과 대명동, 전주 선미촌과 선화촌), 광주(대인동), 전남(목포 사쿠라마치와 히빠리시장), 부산(완월동, 범전동 300번지, 해운대 609), 경남(마산 신포동), 대구(자갈마당), 경북(포항 중앙대학) 등 30여 곳의 집창촌에서 만난 지역주민들과 포주, 성판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적으려 노력했다.
2006년 여름, 10년간의 일간지 기자생활을 접고 현재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는 저자는 이를 저널리즘의 중단이 아니라, 새로운 저널리즘의 모색과정으로 여기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새 저널리즘 모색의 연장선에서 집필되었다. 저자는 앞으로도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온 우리사회의 현상들에 대한 단면을 기록할 생각이라고 한다.
목차
프롤로그
Ⅰ. 개항지유곽시대 1876~1905
개항지에 등장한 유곽과 윤락업소
기생들의 성거래
윤락업소의 서울 진출
집창촌의 탄생
19세기 유럽과 일본의 집창촌
집창촌 깊이 읽기 - 부산 완월동, 옐로우하우스, 대구 자갈마당
Ⅱ. 철도유곽시대 1906~1930
거점도시와 유곽
역전의 잡창촌
본격적인 공창제 도입
전국으로 확산된 집창촌
전국유곽안내에 나타난 조선의 유곽
유곽을 통해 본 사회
집창촌 깊이 읽기 - 목포 사쿠라마치, 대전 중동, 군산 신흥동유곽, 전주 선미촌 선화촌
Ⅲ. 전쟁유곽시대 1931~1945
카페의 등장과 사창의 만연
유곽이전 민원과 폐창운동
15년 전쟁과 위안부 강제모집
문학 속 유곽
집창촌 깊이 읽기 - 마산 신포동, 평택 쌈리, 원주 희매촌, 춘천 장미.난초마을
Ⅳ. 사창전국시대 1946~1961
공창제 폐지
초기 미 기지촌 형성
임시수도 부산의 사창가
기지촌의 전국 확산
용산 도원동과 신정 유곽의 폐지
서종삼과 이봉익
산재된 사창의 집촌화
집창촌 깊이 읽기 - 동두천 기지촌과 생연7리, 파주 용주골, 태백 대밭촌5, 동해안의 부산가.금호실업
Ⅴ. 특정지역시대 1962~1980
윤락행위 방지법과 특정지역
종삼 철거와 양동의 쇠퇴
텍사스촌의 전성기
기생관광과 종로의 부활
기지촌의 거대화와 형질변경
호스티스와 겸업형 성매매의 태동
집창촌 깊이 읽기 - 군산 대명동, 포항 중앙대학, 청량리 588, 광주 대인동
Ⅵ. 新사창시대 1981~2004
통금해제와 올림픽, 그리고 산업형 성매매
전국으로 퍼진 티켓다방
윤금이 사건과 외국인 기지촌 여성
텍사스 수난기
영화 속 집창촌
군산 대명동, 개복동의 화재
집창촌 깊이 읽기 - 대전 유천동, 수원 고등동, 서울 용산역 앞
Ⅶ. 집창촌의 현재와 미래 2005~
여성에 의한 여성의 법, 성매매특별법
성매매 여성들의 조직화와 한계
집창촌의 국제화
과거를 묻지 마세요 - 집창촌 재개발
외국의 성매매 규제와 집창촌
집창촌의 미래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