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갑골문에 기초한 한자의 기본 실력을 다진 다음에는 이 책을 한자 자전이자 자원 사전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모르는 한자가 나올 때마다 이 책의 세 가지 찾아보기를 활용해 음과 훈을 익히는 동시에 해당 한자의 자원과 관련된 유사 한자까지 일괄해서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다. 만일 한자를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익혀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소설 읽듯 읽어보도록 한다. 그렇게 하면 한자가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은 물론이요, 한자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
저자소개
지은이 정춘수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1993)를 마친 이래 주로 어린이 도서 및 교육용 CD의 기획, 교육 포털 사이트의 콘텐츠 관련 작업을 해 왔다. 그가 한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0년 전 대학원 후배가 어린이용 한자 책을 같이 쓰자고 제안하면서부터. 그 이래 도서관에서 한자 자원(字源)을 연구한 책이며 논문을 접하게 됐는데, 그 첫 느낌이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그가 알고 있던 자원 상식 대부분이 파자(破字)를 활용한 기억술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한자 자원에 대한 공부에서 그는 가지고 있던 잘못된 상식을 깨뜨리는,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그와 함께 아주 막연하고도 소박한 생각 - 이런 식으로 창조적인 경험을 느끼고, 발견하는 과정에서 한자를 배울 수 있다면 주입식, 암기식으로 강제로 한자를 외우는 것보다 훨씬 즐겁고 쉽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라는 것이다.
이후 멀티미디어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던 그는 직무상 컴퓨터를 자주 접하게 되면서 문득 DB(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한자 자원의 분류가 쉬워질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실제 해 보니 교육용 한자 1,800자를 포함한 생활 한자 2,000자가 150자(유형으로 묶으면 120자) 정도의 글자 조합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그 같은 DB의 강력한 기능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다만 당초 1년 남짓 예상했던 집필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서 여러 차례 포기하려 했던 그가 이 책의 원고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어머니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던 저자의 어머니는 신문을 자유롭게 읽고 싶다며 한자 학원을 다녔던 적이 있는데, 얼마 안 가 포기하면서 외워도, 외워도 한자가 외워지지 않는다고 한탄을 하셨다고 한다. 저자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 때문에도 이 원고의 집필을 멈출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평소 조용하던 저가가 조심스레 큰소리(?)를 한 번 친 적이 있었다. 원고를 넘겨주고 나서의 일이었는데, 그때 저자는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기를 이 원고를 쓰면서 생각했는데, 허신(許愼)이 540부(部)의 분류체계로 [설문해자(說文解字)]를 편찬했을 때, 그리고 [강희자전(康熙字典)]의 저자들이 현재까지 통용되는 214자의 부수(部首)로 한자를 분류했을 때 갑골문과 데이터베이스를 알고 있었더라면 한자 자전(字典) 편찬 방식은 아마도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편집자들은 그때 모두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