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히어)
◆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
- 말수가 적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려다 보면 쉽게 지친다
- 상사나 부하직원 등 불편한 관계에서는 감정 조절이 어렵다
- 말솜씨가 좋은 편인데 그에 비해 성과가 적다
- 열심히 말하는데 상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의 비결은 바로 ‘듣기’
최초의 자기계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데일 카네기는 친구를 얻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비결의 핵심은 대화의 기술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라고 했다. 리더십의 권위자 스티븐 코비 역시 인간관계에서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대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는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솜씨보다 중요한 것이 잘 듣는 것임을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듣기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말은 자신의 의지로 해야 하고 논리적으로 잘 말하기가 쉽지 않는 것과 달리 듣기는 귀를 막고 있지 않는 한 저절로 들리기 때문이다. 듣는 것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므로 말하기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듣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밝혀낸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은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4년여에 걸친 자료 조사와 분석을 통해 가장 위대한 성과를 내는 팀에게 가장 두드러진 특성 하나가 있음을 알아냈다. 바로 ‘서로가 어떤 비판이나 비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 즉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이것은 말하기가 아닌 듣기의 영역이다. 내가 어떤 말을 하든 잘 들어주는 상대가 있는 것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말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상대가 내 말을 어떻게 들을까 하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 비웃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 분위기가 썰렁해지지 않을까, 이런 아이디어를 내면 코웃음치지 않을까, 이런 제안을 하면 단번에 거절하지 않을까?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면 말하기가 머뭇거려질 수밖에 없다. 리액션이 좋은 사람들 앞에서는 어떤 말이나 행동이든 자신 있게 할 수 있지 않은가. 이처럼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은 인간관계는 물론 성과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 잘 듣기만 해도 인플루언서가 된다
우리는 왜 마음이 힘들 때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심리상담사를 찾아가는 것일까? 말이 하고 싶다면 인공지능 시리나 알렉사, 또는 반려동물을 앞에 두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심리상담사를 찾는 이유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중에 해결책이 떠오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보험 세일즈맨과 상담하는 자리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술술 털어놓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상대의 설득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상대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세일즈맨이 현란한 말솜씨로 보험 상품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았다면 오히려 그저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려고 한다는 이미지가 강해 신뢰하기 힘들다. 이것이 바로 말솜씨가 뛰어나지 않은데도 성과를 내는 세일즈맨의 비결이다.
사람들은 원래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주변에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SNS 소통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단지 소리로 내뱉는 언어가 문자로 바뀌었을 뿐이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influence)을 발휘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은 탁월한 말솜씨로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소개하는 아이템은 아무런 의심 없이 구매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끄는 비결이 대화의 기술일까? 사실 이들은 구독자들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들이다. 수많은 댓글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공감해주면서 신뢰를 쌓아가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도 믿게 되는 것이다. 라이브 방송에서도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시시각각 올라오는 댓글에 귀를 기울이고 반응을 해준다. 그런 점에서 듣기는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 핵심 무기다.
? ‘히어’ 하면 ‘히어로’가 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본성과 같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나를 알아달라’는 뜻이다. 나를 인정해주고 알아주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점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곧 상대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듣는 기술은 본질적으로 내가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이야기하게 만들 것인가’이다. 상대가 나를 믿고 술술 털어놓아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좋은 친구를 얻고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듣기의 기술은 의외로 간단하다.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고, 재미있게 말할 필요도 없다. 일단 말수를 줄이고 상대가 이야기할 기회를 충분히 주기만 하면 된다.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이끌고,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원하는 것을 먼저 꺼내도록 만들 수 있다.
듣기에도 훈련이 필요한 것은 어떤 말도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듣기 위해서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듣는 데도 적지 않은 에너지와 감정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상사와 부하직원의 부정적인 말을 듣고도 나의 멘탈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남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아무리 힘든 하루도 우울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된다면 그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듣기의 기술을 익혀서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된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를 알아줌으로써 나의 가치가 저절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