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Day on Earth
조용한 일상에 파고든 갑작스런 사건들과 자신이 쓴 글에서 발현한 현실감 사이에서 혼돈하는 한 사람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 태준은 하루종일 연락되지 않는 태석을 걱정하면서 동시에 오늘 자정에 세상이 멈춘다고 믿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써나간다... - 본문 중에서 ‘수백 번씩 나는 손에 등불을 들고서 대낮을 수색한다’ Mathurin Regnier Satire XIV 아메리카노 더블샷을 시키고 나서 자리에 앉자마자 버릇처럼 핸드폰의 메모장을 연다. 어제 책에서 인용한 메모가 나온다. Satire가 태준에게는 이상하게도 사튀로스 Satyros를 연상시킨다. 영어와 마찬가지로 불어에서도 풍자라는 뜻이란 것을 확인했는데도 말이다. 혼자 생각에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사튀로스의 존재 자체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일종의 풍자일지도.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짐작이 맞을 거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