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단편소설.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존재와 도전하며 사는 존재의 이야기. 말(馬)이 전하는 삶의 이야기. 본문 중에서 다시 익숙하고 안전한 우리의 보물 창고 오아시스에 도착하자 셋은 모두 여기서 밤을 보내기로 의기투합한다. 하지만 잠이 제대로 올 것 같지 않다. 그와의 첫날밤이지 않은가! 망아지는 당당하게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어 잠을 청한다. 다크도 눈을 감고 있다. 나는 샘물에 비치는 달빛과 별빛을 최대한 이용해 다크의 모습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아 지쳐 보인다. 그리고 야생말 같지가 않다. 뭘 보냐. 문득 망아지가 커다란 눈을 뜨고 나를 본다. 푸르르 나는 놀랐다. 그 바람에 다크도 잠을 깨버린다. 널 본 게 아니다. 멍청아! 이렇게 외쳐 주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론 소년말을 한참 바라보고 있는 한심한 소녀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히! 망아지는 좋아하며 넙죽넙죽 다크 씨에게 바람을 넣는다. 그러다 보니 꽤 괜찮은 질문도 몇 개 던진다. 헌데 꽤 오랫동안 노예 상태로 계셨는데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나시네요. 싸움도 여전히 잘 하시구요. 싸움… 다크 씨는 저번처럼 묵묵한 표정을 짓더니 굴레 속에서 내가 그리던 야생은 자유였지만 결코 야생의 야성을 원했던 것 아니더군. 어쩌면 실은 진짜 길들여져 버린 것인지도. 설마요! 당신은 그야말로 야성미 흐르는 대단한 야생말인 걸요. 처음… 탈출에 성공한 걸 알았을 땐 정말 기뻤지. 다시 야생 무리에 들어가 예전처럼 오랜 기억이지만 그때처럼 마음껏 살 수 있을 것 같아 천하를 얻은 기분이었어. 완벽한 해방감도 느끼고…. 하지만 결국 그게 아니었다. 나는 다시 그의 얼굴에서 구리빛 몸 전체에서 피곤함을 읽는다. 진정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전혀 돌아와 있지 않았다. 다만 다시 상태가 바뀌었을 뿐. 나는 여전히 뭔가가 부자유하고 자연스럽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