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의 샹그리라
자연으로의 회귀, 그리고 유년의 시간 속으로……
여행 사진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가 1990년부터 세계 오지를 떠돌며 기록한 글과 사진을 엮은 에세이집, 《내 마음속의 샹그리라》가 대교베텔스만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약 20여 년 전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홀로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 뒤 많은 사람들이 주로 찾는 관광 명소보다는 현대문명에 가려진 세계, 때 묻지 않은 순수한 풍경을 찾아서 오지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저자는 티베트, 카일라스 산을 비롯해 인도의 ‘라다크’, 칠레의 ‘이스터 섬’, 중국의 ‘구이저우 성’, ‘간쑤성’, ‘타클라마칸 사막’, 러시아 극동의 ‘캄차카 반도’,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세네갈’, 서아프리카의 ‘말리’, 남태평양의 타히티 등 세계 곳곳의 오지를 구석구석 여행했다.
그리고 수박 겉핥기식 체험이 아닌 오지인과의 끈끈한 교류를 통해 ‘군장 돌마’라는 티베트식 이름을 얻기도 했다.
책 속에는 스무 개 남짓한 작은 병에 기름을 담아 파는 다카르의 거리 주유소 풍경, 시신을 메고 망자의 친정 나들이를 간다는 마다가스카르의 메리나 부족, 부서진 탱크를 놀이터로 삼아 노는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의 모습, 먼 옛날 중국 호탕 왕에게 시집을 오면서 비단 옷을 입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억울하여 국법을 어기고 누에와 뽕나무를 숨겨온 공주, 슬픈 역사가 깃든 노예무역의 거점 고레 섬 이야기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세계 오지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설명 그리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샹그리라’는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지상 낙원’으로 묘사된 마을로, 1933년 소설이 출판된 이후 이상향을 의미하는 일반 통용 어휘로 사전에까지 등재되었다. 중국 정부는 윈난 성 디칭장족 자치주의 정식 행정 명칭을 샹그리라 현으로 바꾸기도 했다. 샹그리라는 중국의 한 자치주의 정식 행정 명칭이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이상향의 대명사이며, 많은 여행가들은 이곳을 찾아 떠나고 있다. 저자 이해선에게 오지는 바로 이러한 곳이다.
저자는 이런 말을 했다. “내 영혼에 있어 문명의 혜택은 축복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삶이 가장 반짝반짝 빛났을 때가 언제였냐고. 그것은 자연과 함께 뛰놀았던 유년의 시간입니다. 그때의 시간처럼 순수의 울림 같은 기쁨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오지, 그곳에는 내 유년의 시간대가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유년 시간의 순수와 기쁨을 다시금 맛보게 하는, 오지의 자연과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