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평전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세요"
선종 1주기 추모기념, 『김수환 추기경 평전』 출간
김수환 추기경이 떠난 지 벌써 1년, 바보천사 당신이 그립습니다.
인간은 민족, 인종, 피부색 그 외 모든 사회적 차별 없이 서로 사랑하고, 서로 형제같이 위해야 한다던 김수환 추기경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그의 빈자리는 우리에게 크게 느껴지지만 ‘바보 천사’에 대한 그리움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의 마지막 유언인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어 아름다운 감사의 문화를 꽃피우며 예전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이 말이 사람들을 미소짓게 하고, 마음 따뜻하게 할 때면, 우리는 그의 인자한 얼굴을 떠올리게 됩니다.
『김수환 추기경 평전』(산호와진주 펴냄/값13,000원)은 근엄한 추기경의 옷을 벗어 던지고 철거민의 남루한 비닐하우스에서 국수 한 그릇을 함께 먹으며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던 참 목자, 김수환 추기경이 걸어온 길을 3부에 걸쳐 담아냈습니다.
1부에서는 어머니의 두터운 신앙심을 보며 성장한 김 추기경의 어린 시절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된 그날 저녁, 눈을 감으며 많은 이들에게 더 큰 사랑을 베풀고 정의롭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 앞에 가슴 아파하고 모두가 양심의 문을 닫고 있던 70-80년대, 세상 안에, 세상을 위해서, 인류 구원을 위한 교회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시대 양심의 목소리를 내었던, 땅의 겸손을 본받기 위해 노력했던, 인간적인 고뇌들로 괴로워했던 그를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노년의 나이에도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씨를 지니고 다른 이들에게 다가가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추기경이라는 높은 자리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을 혜화동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다른 이들의 힘들고 지친 삶을 위로하며 격려해주었습니다.
세상에는 위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위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삶을 본보기 삼아 생활에서 실천하고 싶은 위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김 추기경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위인입니다.
우리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과 사랑의 삶을 살고,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인 참 인간,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을 본받고, 그가 보여준 진정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