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밤 늦게 독신 아파아트에 홀아비로 살면서 학생이 찾아오자 문을 열어 주는데 교수는 눈이 부실 정도로 흰 칼라와 소매를 하고 있고, 기다란 비단의 실내 가운 아래로 드러나 보이는 바지도 줄이 빳빳이 서도록 다리미질되어 있었던 것이다.
부다페스트에서 온 그 의사는 잠시 얼떨떨하게 말이 없이 옆으로 밀려나간 넥타이를 다시 제자리로 고쳐 매고는 침착을 되찾았다.
흥분한 나머지 어떻게나 노교수의 얼굴 가까이 몸을 가져갔던지 그 쓴 입김이 풍길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