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어느날 삼덕동 길목에서
산을 오르면서
산을 배웠습니다.
산 위에 오른다는 것은
기슭부터 올라야 함을 배웠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내 앞에 우뚝 막아서는 산은
절망이 아니라 한발 한발 올라야 한다는 것을
배워습니다.
발 밑에는 부서지는 낙엽들이
온몸으로 부서지며
부서져 거름이 되는 아픔을 말해주고
검게 썩어 거름이 된 잎들은
침묵으로
자라는 나무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겨울산을 오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