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2
우리 언젠가는 깨끗이 돌아가야 할 목숨임을.
내 나라 더운 흙으로 한 줌 덮이어
얼굴 없는 시간의 주검을 묻어가듯이
로테르담 집 정원에서
그리움으로 져버린 수선화 한 무더기.
빛나는 흰 뼈 하나 일으켜서
저 혼자 상처 입은 고요를 끌고 가는
이국의 외로움이여.
문득 문득 가슴 깊이 스며오는 것은
절박한 운명의 화살이 아니라
조국이란 내 어머니의 이름으로
북해 바다를 향해
마냥 뻗어갔던 슬픔이었다
자작나무 하얀 뿌리들처럼.
바람의 가슴 쥐어뜯으며
아직도 나에게서 떠나지 못한
지울 수 없는 사랑으로 깊이 베인 가슴.
피 흘리지 않아도
지는 꽃의 목젖이 하염없이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