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집단 망상 -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집단 망상 -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저자
조 피에르
출판사
21세기북스
출판일
2026-01-28
등록일
2026-01-29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10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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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감정이 사실을 압도하고 알고리즘이 편향을 증폭시키는 시대에, 명료하고 논리적이면서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이 책은, 진실을 위한 싸움이 외부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뇌 속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통렬하게 일깨운다. 뇌과학자로서, 더없이 동의한다.” _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

★ 김경일 교수, 정재승 교수 강력 추천! ★
★ 〈뉴욕타임스〉, 〈가디언〉, CNN, BBC 등 유수 언론이 주목한 조 피에르 교수의 첫 도서!

“우리가 보는 세상은 ‘진실’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 그린 세계다”
‘빠른 사고’가 만드는 확신의 함정
잘못된 믿음의 형성은 단순히 ‘무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사고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된 인지 편향의 결과다.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경험적 판단 규칙(휴리스틱)이 작동한다. 이런 ‘빠른 사고’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신속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지만, 동시에 현실을 왜곡하는 인식적 함정을 낳기도 한다. 모두 우리가 세상을 효율적으로 해석하려는 과정에서 생긴 ‘지적 단축키’인 셈이다.
빠른 사고는 자동적이고 직관적이며 감정적 판단에 기반하고, 느린 사고는 신중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담당한다. 이상적으로는 두 시스템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빠른 사고가 느린 사고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판단 오류가 발생한다.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즉각적인 인상에 의존해 결론을 내리며, 이는 잘못된 믿음으로 이어진다. ‘도박사의 오류’처럼 연속된 사건이 독립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라고 착각한다. 이는 인간이 확률보다 패턴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지 편향은 특정 집단에 국한되지 않으며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보편적 취약성이다. 특히, 과신(overconfidence)은 그중에서도 강력한 편향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를 실제보다 훨씬 넓게 착각하고,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확신을 갖는다.
결국 잘못된 믿음의 핵심은 순진한 현실주의, 과도한 자신감, 확증 편향, 동기화된 추론, 불신, 그리고 잘못된 정보 노출이 서로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인지적 연쇄작용이다. 우리는 진실보다 ‘믿고 싶은 진실’을 선택하고, 자신이 옳다는 확신 속에서 불편한 근거를 배제한다. 잘못된 믿음이란 단지 특정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 시스템 전체가 지닌 구조적 한계의 결과다.

“구글은 우리의 믿음을 어떻게 설계하는가”
집단 망상과 인터넷의 조우, 새로운 ‘디지털 집단’의 탄생
우리는 언제든 ‘주변 두뇌’, 즉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즉시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지식은 머릿속이 아니라 손끝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우리는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근거 없는 자신감과 확신을 키워간다. 이런 현상은 이른바 ‘구글 망상’이라 불린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이 인간의 인지적 성향을 정교하게 이용한다. 클릭 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 속에서 알고리즘은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정보만 끊임없이 추천하며, 그 결과 우리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 불리는 디지털 감옥에 갇힌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만 반복해서 듣는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안에서 우리는 점점 더 확신에 찬 세계관을 구축하고 나와 의견이 다른 타인의 의견을 ‘잘못된 것’으로 치부한다.
결국 이념적으로 닮은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의 신념을 증폭시키며, 전통적인 가족이나 지역 공동체의 경계가 새로운 ‘디지털 집단’으로 대체된 것이다. 우리가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때 단지 우리의 뇌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탐색하는 정보 환경 자체가 함께 작용한다. 그렇게 진실은 점점 더 멀어지고, 우리는 점점 더 확신에 찬 자기만의 질서를 믿게 된다.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불신을 현금화’하는 허위 정보의 최상위 포식자들
정보 생태계의 꼭대기에는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냉소를 퍼뜨려 돈과 권력을 끌어모으는 포식자들이 있다. 이들은 협력보다 분열을 선호하는 정치 지형, ‘내가 옳다’는 자기기만, 반대 진영을 무지로 규정하는 편향을 자극한다. 그 결과, 사회는 하나였던 합의의 장에서 떨어져나가고 민주주의의 기반은 약화되며 과학적 근거가 밀려난 자리에 위험한 결정이 뒤따를 수 있다.
누구를 믿고 무엇을 의심할지의 판단은 정보 제공자의 신뢰성과 전문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달려 있다. 그러나 확증편향과 동기화된 추론은 이 평가를 왜곡하여, 사람들을 “모든 것을 믿어버리는 순진함”과 “아무도 믿지 않는 편집적 불신”이라는 양극단으로 몰아넣는다. 특히 언론, 정부, 의료 등 전통적 지식 기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수록 그 공백은 고의적 허위 정보가 메우고, 불신은 다시 거짓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된다.
허위 정보의 최상위 포식자들은 금전적 · 정치적 이익을 위해 권위 있는 지식 기관을 깎아내리고 거짓을 ‘설계’한다. 중간층의 ‘프로슈머’는 그 거짓을 소비하며 재가공해 유통하고, 맨 아래의 대중은 ‘먹잇감’으로서 허위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용 · 전파한다. 결국 수익 모델은 단순하다. 가짜 뉴스는 진짜보다 더 멀리, 더 빠르게 퍼진다는 속성을 이용해 주목을 끌고 전문가와 제도를 불신하게 만든다. 자신을 ‘진짜 전문가’로 포장해 기적의 치료제, 생존 키트 등을 팔거나 클릭과 광고를 통해 돈을 번다. 이들은 그야말로 ‘불신을 현금화’하며, 우리는 그 먹이사슬 속에서 진실의 가치가 거래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음모론은 어떻게 삶의 빈틈을 차지하고 충성과 애국의 수단이 되었는가”
진영의 언어가 된 헛소리들
거창한 비밀이 평범한 설명보다 더 매혹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음모론은 복잡한 현실을 단순한 서사로 바꾸고,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지금의 음모론 붐은 단지 상상력의 문제가 아니다. 권위 있는 기관과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수록 사람들은 공포와 혼란을 견디기 위해 더 강렬한 설명을 찾는다. 이제 음모론은 개인의 머릿속 신념을 넘어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 그리고 알고리즘이 증폭하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팬데믹, 전쟁, 경제 불안처럼 세상을 뒤흔드는 위기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같은 질문을 쏟아내게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3C, 즉 통제(control), 확실성(certainty), 종결(closure)을 원한다. 그러나 우연과 복잡성으로 가득한 세상은 그런 욕구를 쉽게 채워주지 않는다. 그때 ‘보이지 않는 배후’나 ‘숨겨진 설계자’가 있다는 이야기는 불안을 다스리는 심리적 진통제가 된다. 여기에 남들과 다른 ‘진짜 진실’을 알고 있다는 ‘특이성 욕구’가 더해지면, 음모론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소속감과 정체성을 제공하는 세계가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인지는 여러 함정에 빠진다. 앞서 말했던 인간의 인지적 특성에 저자는 한 가지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로 ‘헛소리에 속아 넘어가기 쉬운 성향’이다. 그럴듯한 말투나 과학적 용어, 근거 없는 통계가 등장하면 내용의 진위보다 ‘그럴듯함’에 먼저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헛소리는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가 되며, “특정 공동체 안에서 용인되고 심지어 권장되는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작동”한다. 정치 집단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런 헛소리를 일종의 ‘정체성 언어’로 사용한다. 단순한 정보 소비가 아니라 “나는 이 집단의 일부다”라는 선언이며, 그것이 다시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한다.
결과적으로 헛소리는 단순한 오정보가 아니라 ‘소속’과 ‘충성’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현대 정치의 미디어 환경은 이 헛소리에 이상적으로 맞춰져 있다. 짧은 문장, 강렬한 이미지, 분노를 유발하는 메시지가 클릭과 시청률을 높이고, 그 클릭 수가 곧 영향력으로 환산된다. 그래서 정치적 헛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선거의 언어이자 플랫폼의 통화이며 진영을 구분하는 신호다. 우리는 더 이상 논리를 듣지 않고, 진영의 언어를 듣는다.

“진실은 빠르지 않지만 끝내 도착한다”
진실, 정의,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찾기 위해
그렇다면 이 거대한 착각과 혼란의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이 제시하는 ‘진실을 가려내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스스로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지적 겸손), 새로운 증거 앞에서 믿음을 수정하며(인지적 유연성), 직감보다 근거에 귀 기울이는 능력(분석적 사고). 이 세 가지가 거짓과 헛소리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다.
잘못된 정보를 단속하거나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탈진실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은 진실을 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주장에 대한 책임’이라는 형태의 정의를 공동체적 가치로 회복해야 한다.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이들이 사회적 ·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시에, 정보 소비자들 스스로가 자신이 접하는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고, ‘좋아요’보다 ‘생각해보기’를 선택하는 자율적 문화도 자리 잡아야 한다. 거짓의 확산을 막는 일은 단순히 콘텐츠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판단력 있는 시민을 길러내는 일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성과 합리성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이행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진실뿐만 아니라 진실을 함께 추구하는 ‘집단적 사고의 언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분노가 아니라 연민과 존중, 그리고 공동체적 사고의 회복이다. 서로 다른 의견 속에서도 협력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더 큰 선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는 의지. 그것이 진실과 정의를 다시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되돌리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결국 진실은 ‘이기는 편’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는 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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