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림의 보이차 이야기
<수림의 보이차 이야기>에 보이차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생차니 숙차니 고수차니 건창차니 반장이니 빙도니 하는 정보는 이력서의 스팩과도 같은 것이다. 참고는 하되 그게 전부도 아니고 가장 핵심도 아니다.
<수림의 보이차 이야기>는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들 이야기다. 보이차가 발효하면서 보여주는 성장과 변화는 늘 놀랍고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하지만 정작 내게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런 보이차를 찾아서 차관에 온 사람들이었다. 아직 세상의 주류도 아닌, 유명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보이차를 찾아온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가장 경이롭고 그들이 보이차를 마시면서 보여주는 성장과 변화가 가장 신비롭다.
<수림의 보이차 이야기>는 내가 직접 만나지는 않았어도 나처럼 보이차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웃 차벗들의 이야기다.
1부는 차예사인 나의 이야기이고 2부는 지난 20년 동안 지유명차에서 만난 차벗들의 이야기다.
차관에서의 인연은 물같이 바람같이 흘러가지만 그중에서도 좀더 오래 잔상을 남기는 만남과 헤어짐이 있었다. 아픔이 있었고 즐거움도 있었으며 실망도 있었고 열정도 있었다. 모두 소중한 삶이다. 소중한 사람이다.
마치 차관의 티 바에 앉아 차를 마시며 옆 사람 이야기를 귀동냥 하듯 편안하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