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재설계 - 예일대 의대에서 밝혀낸 신체나이를 되돌리는 방법
노화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준의 탄생
신체나이를 통해 당신의 노화수준을 측정하고 재설계하라
인구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노화에 대한 관심도 매우 커지고 있다. 노화를 질병으로 보며 치료해야 한다거나 노화를 되돌려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각종 연구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이 효과가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면 먼저 노화를 측정해 우리가 노화의 과정 중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 교수이자 같은 대학 생체시스템노화연구소(the Aging in Living Systems Lab at Yale University)의 책임자로 일하며 노화를 재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모건 레빈 박사는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노화를 측정하는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을 찾으면, 어떤 요법을 사용했을 때 자신에게 효과적인지 역시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노화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모건 레빈 박사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나이’에 집중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이는 생일을 지날 때마다 하나씩 늘어가는 숫자나이(Chronological Age, 생활 연령)이다. 숫자나이는 누구나 똑같이 시간에 따라 보편적인 속도로 증가하지만 우리의 몸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나이를 먹어간다. 우리 몸의 나이가 바로 레빈 박사가 집중한 신체나이(Biological Age, 생물학적 연령)이다. 매일 아침 깨어날 때 느끼는 차이, 늙어가면서 시달리게 되는 온갖 증상들을 일으키는 변화의 밑바탕에 있는 것이 바로 이 신체나이이기 때문이다.
노화는 필연적이지만 그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
더 길어진 수명, 당신의 신체나이는 어디에 멈춰 있습니까?
모건 레빈 박사는 자신의 아버지 때문에 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레빈 박사는 태어났을 때 아버지가 이미 54세였기에, 자신이 성장함에 따라 늙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님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하지 못하는 7살 때 이미 나이 드신 아버지가 언제든 돌아가실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고, 그 두려움이 결국 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우리는 흔히 폐암의 제일 큰 원인을 흡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큰 위험요인은 ‘노화’다. 미국의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20대에 폐암에 걸릴 확률은 20만 명 중 한 명에도 못 미치지만 70대엔 800배가 높아진다. 그 이유는 70세와 20세의 폐조직이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몸의 거의 모든 기관과 조직, 세포 유형에도 적용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의 몸은 예전과 달라진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몸이 변해가는 속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레빈 박사와 생체시스템노화연구소 연구원들은 특히 숫자나이보다 신체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질병에 걸리고 사망위험도 높은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예일암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유방암에 걸린 여성의 유방조직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나이 먹은 듯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만성질환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을 조사했더니 간을 비롯해 폐, 콩팥, 뇌 등 만성 질환자들의 장기가 보통 사람들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더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생물학적 노화, 즉 신체나이를 숫자나이보다 더 느리게 진행시킬 수 있다. 체중계로 몸무게를 재듯, 신체나이 역시 우리가 재면서 추적하면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체나이를 알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질병을 예방하거나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고, ‘건강수명’ 역시 늘릴 수 있다.
레빈 박사는 넷플릭스의 유명 다큐멘터리 〈귀네스 팰트로의 웰빙 실험실〉 중 ‘세월을 이긴다’ 편에 나와 출연자들의 식이요법 실험에 따른 신체나이 변화를 측정하여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방송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나이 측정 방법에 대해 문의를 했고, 이 책은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신체나이 측정,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기 위한 첫 단추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냥 놔둔다면 당신의 노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저자는 신체나이를 1년이나 반년 단위로 측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속적인 측정은 우리에게 어떤 한 시점의 신체나이를 알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준다. 자신의 노화 속도를 명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노화 속도를 알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생물학적으로 젊고 건강하게 자신의 몸을 재설계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운동, 식단, 생활습관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나이를 통한 자신의 노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신체나이와 노화 수준을 알 때 운동이든 식단이든 노화를 억제한다는 이런저런 방법들이 과연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 자신의 노화 수준 측정, 즉 신체나이를 확인하는 것은 자신이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개선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도 제공한다. 과학 전문 번역자이자 저술가로 유명한 이한음 역자의 말처럼 이 책은 “젊어진 기분이 든다거나 피부가 좋아졌다 같은 주관적인 평가가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체계적인 방식을 택할 때 진정으로 신체나이를 젊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신체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 신체나이를 되돌려 노화를 재설계하는 방법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