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는 참지 않았다 -고정관념 차별 혐오 없이 다시 쓴 페미니즘 전래동화
“동화는 미래 세대인 어린이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이데올로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여성의 자각과 새로운 시각이 세상을 구할 것이다.”
★ 정희진 여성학자 강력 추천!
학생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페미니즘 전래동화
이 책의 저자 구오(俱悟)는 대학생이 주축이 되어 ‘함께 깨닫다’라는 이름 아래 2015년부터 함께 읽고, 쓰고, 생각을 나누는 독서토론 모임이다. 그들은 여러 종류의 책을 함께 읽고 토의를 해오면서 여성적 시각이 담긴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절실히 느꼈고, 이러한 생각들이 모여 한국의 전래동화를 페미니즘 시각에서 다시 써보는 적극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는 페미니즘과 사회 이슈에 대해 구오가 읽고 공부한 결실이다. 구오는 차별과 편견에 기반을 둔 의식구조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기 위한 시도로써, 전래동화가 내포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그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성차별주의를 타파하고자 이 책을 펴냈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는 2018년 동명의 제목으로 1,124명의 후원자가 모여 1,491% 목표 달성으로 텀블벅 펀딩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9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박씨전》 한 편을 추가 각색하고 만듦새를 정돈해 다시 펴내게 되었다. 책에 담긴 10편의 이야기들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재미와 통쾌함을 선사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익숙한 모든 것을 더 깊이, 더 멀리 바라보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한다.
살짝 손보니 이야기의 판이 뒤집어졌다!
어린 시절 읽었던 전래동화를 떠올렸을 때, 이상하다고 느낀 적 없었는가? ‘왜 나무꾼은 선녀의 날개옷을 훔쳤음에도 불구하고 죗값을 치르지 않았는지’, ‘선화공주를 음해하는 말을 퍼트리고 다닌 서동은 어떻게 뻔뻔하게 선화공주와 결혼할 수 있었는지’, ‘박씨는 왜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의 허물을 벗는 날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는지’ 말이다. 이미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불합리하고, 차별에 물든 역사가 동화를 통해 재생산되어 왔다.
“선녀는 나무꾼에게 정당한 처벌을 내렸고,
선화공주는 서동의 거짓 소문을 물리쳤으며,
박씨는 자신의 얼굴을 더 이상 부끄러이 여기지 않았다.”
구오는 전래동화를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차별과 혐오를 양산하는 부분을 철저히 바꿔나갔다. 남성을 돕는 부수적 역할로만 그려지거나, 남성의 영웅적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소모적으로 사용되어온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결국 이야기의 판을 뒤집어놓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당한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원전보다 훨씬 재미있고, 입체적이며, 통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입에서 입으로 재생산된 차별과 혐오의 역사,
그 문제적 고리를 끊어내다!
혹시 역신에게 강간당한 처용 아내의 이름을 아는가? 호랑이 가죽과 물물교환의 대가로 반쪽이에게 업혀간 여인의 이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 속 수많은 여성들을 떠올려보면, 몇몇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이름이 지워져 있기에,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고, 그 결과 그들의 억울함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또 그것은 하나의 문화적 원형을 이뤄 우리의 사고 깊숙한 곳에 자연스레 자리하게 되었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는 이 문제적 고리를 적극적으로 끊어내려고 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야기를 다시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여성들에게 이름과 목소리를 부여하는 일이었는데, 그 결과 여인들은 자신이 닥친 불쾌한 상황에서 오롯이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이는 여성 등장인물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여성들은 더 이상 가사노동과 희생을 당연시 여기지 않으며, 부당한 삶에서도 주체적인 변화를 이끌며 다른 여인들과 연대해나간다. 이렇게 바뀐 이야기를 읽고 자란 아이는 분명 지금의 우리와는 다른 의식구조를 가지게 될 것이다.
‘마음 놓고 권할 수 있는 동화책’으로 재탄생!
세상에는 우렁각시뿐 아니라 우렁총각도 존재하였고,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여성도 존재했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에는 고정된 성역할과 편견에서 벗어난 다채롭고 주체적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마음 놓고 읽어줄 수 있는 무해한 동화책으로 재탄생했다. 각각의 이야기는 ‘원전 요약-다시 쓴 이야기-글쓴이의 말’ 순서대로 실려 있으며 구어체로 썼기에 전래동화처럼 직접 말로 들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여성주의 시각을 경험해보고, 기존 사회로부터의 변화가 왜 필요한지 스스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변화는 이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