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가다 - 낭만화객의 어반스케치
이 책은 최근 4년간의 나의 삶의 기록이다. 10여 년 전 명예퇴직을 선택하며 낮춤과 여백의 삶을 희망했다. 호기롭게 무위자연의 삶을 노래하고 산과 들을 찾아다니며 풀꽃과 나무의 이름을 익혔다. 오지에 농가주택을 얻어 1년 여를 지내보기도 했다. 카메라를 둘러 메고 명승지를 찾아 다녔고 풍류가객을 흉내라도 내듯 이런저런 악기에 도전도 해보았다. 한때는 나무 조각과 유화를 하며 몇차례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COVID-19) 팬데믹으로 지구촌이 셧다운 되고 모든 활동이 정지되는 뜻밖의 상황에 직면했다. 다행히 어반스케치는 혼자서라도 계속 할 수 있었고 그것을 온라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시간 속에는 잊고 있었던 지난 삶들이 있었고 나는 그것을 스케치북에 옮겼다. 우연한 순간에 마주치는 대상과의 감정 교류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늘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하고 아픈 기억들을 치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