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기후위기와 패스트패션에 맞서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기후위기와 패스트패션에 맞서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저자
이소연 지음
출판사
돌고래
출판일
2023-10-31
등록일
2024-01-2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4MB
공급사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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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스타일과 환경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착취 없는 멋부림은 어떻게 가능할까?

20대 내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매일같이 옷을 사 모으던 저자는 어느 날 해외의 패스트패션 매장을 방문했다가 충격과 의아함을 느낀다. “마음에 쏙 드는 패딩을 하나 발견했다. 부드러운 솜털과 깃이 가득한 패딩. 가격표를 뒤집어 확인해보니 1.5달러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2000원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 넌 어떻게 지하철 요금보다 싼값으로 여기에 온 거니? 이게 가능한가?”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새 옷 사기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패션이라는 명분하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착취적 현실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5년째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을 몸소 실천하며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에서도 활동 중인 저자는 옷이 생산·유통·폐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악영향을 여과 없이 고발한다. 하지만 자기 혼자 새 옷을 사지 않는다 한들 옷으로 인해 벌어지는 숱한 문제를 해결할 순 없음을 인정하며 자신은 여전히 예쁜 옷을 보면 시선을 빼앗기기 일쑤라고 고백한다. 이렇듯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에는 패션업계 안팎의 현실에 대한 고발뿐 아니라 저자의 딜레마와 노하우도 두루 담겨 있어, 스타일과 환경 보호를 나란히 추구하려는 독자들이 거창한 결심이나 배경지식 없이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최근 동물권과 환경에 관심 있는 이들이 늘어나며 비건 식생활이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환경에 가해지는 악영향이 그에 못지않음에도 우리의 의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껏 자주 다뤄지지 않았다.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이와 비슷한 갈증을 느끼며 실천의 방도를 찾던 독자들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럭셔리 브랜드에서 패스트패션,
디자인 도용에서 소각장 폐기물까지
옷의 생태계와 경제에 관한 종합 보고서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원자재 제조 단계부터 의류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종다양한 해악을 독자들 앞에 하나씩 펼쳐놓는다. 저자는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을 인터뷰하고, 기업 및 단체에서 발표한 각종 자료와 보고서를 분석하고, 제로웨이스트와 재사용에 관한 참고서적을 읽으며 5년간 패션업계 안팎을 폭넓게 조사했다. 패션업계가 왜 속도와 물량 경쟁에 골몰할 수밖에 없는지, 패션업계와 물류업계가 어떻게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지, 비서구 개발도상국으로 떠넘긴 의류 폐기물이 어떻게 그곳의 환경과 사회를 파괴하는지, 패션 플랫폼이 어떻게 이 비정상적인 생산과 유통을 더 극단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지 등 이 책은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실천을 위해 그간 저자가 탐구한 내용을 총망라해 친절히 설명한다.
가령 전 세계 섬유 생산량의 85퍼센트를 차지하는 면은 식물에서 직접 재배하다 보니 흔히 친환경 섬유로 여겨지지만, 전 세계 농약 사용량의 10퍼센트가 목화 생산에 남용되며 이로부터 심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이렇듯 저자는 패션업계의 잔혹한 실태를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목조목 전달한다. 하지만 그저 폭로에 그치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거대 자본의 야욕과 산업 전반의 착취적 구조를 드러내는 데까지 나아간다. 가령 인도에서는 1990년대부터 20여 년에 걸쳐 목화 농민 20만 명이 자살을 선택했는데, 이 문제의 진상은 다국적 기업 몬산토가 일삼아온 횡포와 결부돼 있다. 몬산토는 살충제가 필요치 않다며 신종 유전자조작 목화 종자를 인도 농민들에게 판매했지만, 해충은 감소하기는커녕 종자에 내성이 생겨 나날이 창궐했다. 결국 농민들은 살충제(심지어 예전보다 강력한 살충제)를 쓸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약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다름 아닌 몬산토였다. 결국 인도 농민들은 해마다 종자와 살충제를 구입하다가 부채를 견디지 못해 연이어 죽음을 택했다.
한편 최근에는 비판을 의식한 기업들이 동물 윤리에 관심을 보이고, 친환경 행보를 내세우는 경우도 늘어났지만 이런 방책이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가령 패딩점퍼 생산을 위해 생후 10주부터 일평생 털을 뽑히다가 죽음을 맞는 오리들의 사연이 알려지며 ‘윤리적 다운 인증(RDS, responsible down standard)’ 제품이 각광을 받았지만, 전 세계 오리털 생산량의 80퍼센트는 동물보호법이 부재한 중국에서 오는 것이어서 인증 제도가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또 주요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는 고객들이 입지 않는 옷을 수거해 개발도상국에 기부하는 정책을 홍보하며 자사 이미지를 개선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섬유폐기물을 비서구 국가에 떠넘기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렇듯 저자는 패션기업의 표면적 변화 뒤에 은폐된 문제를 하나하나 들춰내며 궁극적으로 순환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다방면의 논의를 통해 독자들은 옷 때문에 벌어지는 환경오염과 인권침해의 실상을 전 세계 패션산업의 거시적 맥락 속에서 파악하게 된다.

우리의 소비 심리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패션업계의 계략
그 함정을 피해 새 옷 없이도 자기표현과 행복을 실현하는 법

그렇다면 패션 플랫폼은 왜 종종 우리에게 공짜로 덤을 얹어주고, 환불도 무료로 할 수 있게 해줄까? 우리는 본인이 옷을 사는 이유를 스스로 명쾌히 이해하고 있을까?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우리가 영위하는 의생활과 매우 밀접함에도 그간 우리가 따져 묻기를 망각해온 물음들을 파고들기도 한다. 저자는 소비자 심리학을 아우르는 접근을 통해 오늘날 패션업계의 경영 전략이 어떻게 소비자 개개인을 옭아매는지, 또 그런 행태가 어떻게 환경파괴를 부채질하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해낸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한번 물건을 소유하고 나면 이전보다 그 물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소유 효과’의 심리와 무료반품 혜택을 활용해 패션기업은 소비를 유도한다.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왜 자꾸 의류 소비에 빠지게 되는 걸까? 저자는 쇼핑중독에 시달리던 시절을 회고하며 그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깊이 있는 탐구를 이어간다. “난 ‘언제나’ 옷을 샀다. 길을 걷다 껌 한 통을 사는 것만큼 옷을 사는 게 쉬웠다. 하지만 끝내 행복해지지 못했다. [……] 그저 하루살이처럼 매일 업데이트되는 쇼핑몰의 저렴한 물건을 근근이 주워 담을 뿐이었다. 갈수록 빨라지는 패션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이, 내 행복은 옷장 속 어딘가에 파묻혀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생명을 잃어갔다.” 그는 옷을 산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게 아니며 옷을 사지 않다고 해서 자기표현을 억압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을 일깨우며 우리가 간과한 새로운 선택지, 다시 말해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의 가능성을 독자 앞에 제시한다.

5년째 지속 중인 ‘쇼핑 없는 삶’과 변화하는 세계
저자가 몸소 축적한 제로웨이스트 패션 팁 대방출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무엇보다 저자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 개개인이 일상에서 시도하고 도전해볼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패션 팁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사계절의 구분, 각종 패션 앱과 당일 배송의 유혹, 유행의 압력 등이 굳건히 존재하는 사회에서 벌써 5년째 새 옷 구매 없이 생활 중인 저자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몸소 축적한 요령과 주의 사항을 이 책에 가감 없이 담았다. 이를테면 신제품 구매 없이도 옷장에 변주를 줄 수 있는 방식, 불필요한 소비를 막기 위한 정리 팁, 더는 손이 가지 않는 옷을 진정 친환경적으로 정리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독자들이 실생활에 직접 참고하고 응용할 수 있다. 또 중고 의류 교환을 도와주는 공간과 매장, 제로웨이스트 의생활과 관련해 이 책과 더불어 보기 좋은 콘텐츠에 관한 정보도 두루 정리해 수록했다.
저자는 기업 차원에서 벌어지는 긍정적 변화도 함께 언급한다. 패스트패션의 폐해가 지적되기 시작한 것이 벌써 20여 년 전인 만큼 개개인뿐 아니라 참된 의미의 친환경을 실천하는 패션기업도 분명 새로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중고거래와 의류 대여 등을 전문적으로 매개하는 플랫폼, 순환경제 모델을 실천하려 애쓰는 패션기업 등도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사람들의 의생활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바꿔나가는 여러 주체의 사례를 고루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긍정적 미래를 함께 그려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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