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동물들을 찾아서 -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들, 그 흔적을 따라 걷다
“모리셔스섬의 도도새는 어디로 갔을까?”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춘 11종의 동물들을 찾아 떠난 어느 동물학자의 기록
모리셔스 섬의 도도새와 갈라파고스의 땅거북, 멋진 뿔을 가진 숀부르크사슴, 빛나는 푸른 나비 서세스블루……. 이 책에 등장하는 11종의 동물들은 모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이제 박물관의 박제 전시물이나 책 속의 삽화로만 만날 수 있는 멸종동물이다. 수많은 멸종동물들이 모여 있는 영국의 부스 자연사박물관에서 이미 사라진 존재들을 마주한 저자는 알 수 없는 편안함과 함께 호기심을 느낀다. ‘나는 왜 이 동물들에게 유대감을 느낄까? 인간인 나 역시 결국 이들과 같은 동물이기 때문일까? 이들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을까?’ 머릿속을 채우는 질문들 속에서 저자는 직접 사라진 동물들의 흔적을 따라 여행을 떠나보기로 결심한다. 영국에서 시작해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 뉴질랜드의 남섬과 북섬, 갈라파고스 제도, 태국 등 세계 곳곳을 누비는 저자의 여정을 함께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모리셔스의 마스코트 도도,
이 날지 못하는 커다란 새는 어쩌다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었을까?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섬 곳곳에서 몸통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은 날개와 짧은 다리를 지닌 독특한 생김새의 새를 만나게 된다. 머그잔과 책갈피, 성냥갑, 열쇠고리, 티셔츠, 병따개, 엽서 등등 온갖 기념품에 그려진 이 새는 바로 ‘도도’다. 1598년, 아직 모리셔스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전인 작은 화산섬에 처음으로 인간이 발을 디뎠다. 우연히 도착한 무인도의 울창한 숲속에서 네덜란드의 탐험대는 지금껏 본 적이 없는 ‘백조만큼 덩치가 크고 커다란 머리에 작은 두건을 두른 듯한’ 새와 마주쳤다. 특이하게도 이 새는 날지 못했다. 수백만 년 동안 자연 그대로 유지되어온 모리셔스는 몇몇 독특한 동물들만 거주하는 빈약한 생태계로 이뤄져 있었고, 포식자 포유류가 없는 그곳에서 도도는 날아다닐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탐험대의 배를 타고 몰래 들어온 쥐의 등장은 이 생태계에 파란을 몰고 왔다. 쥐는 도도의 알을 먹이로 삼았고, 나무에서 떨어진 과일을 두고 도도와 경쟁했다. 뒤이어 섬에 도착한 염소, 사슴, 개, 원숭이도 비슷했다. 그렇게 경쟁과 파괴 속에 놓인 도도는 서서히 멸종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약 400년 전 네덜란드 탐험대의 기록을 조사하고, 17세기 영국 최초의 대중 박물관에 도도의 표본이 전시되었던 것을 확인했으며, 마침내 옥스퍼드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서 그 표본을 직접 마주했다. 수백 년에 걸쳐 섬에서 배로, 배에서 육지의 박물관으로 옮겨진 도도를 바라보며 저자는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경주와 그 승패’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경쟁과 파괴와 생존을 위해 사라진 동물들,
그들을 찾아 떠나는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세계로의 여행
영국의 동식물학자인 저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야생동물의 매력적인 삶을 탐구한다. 이 책에는 그런 저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멸종동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이제는 박물관의 박제 전시물이나 책 속의 삽화로만 만날 수 있는 11종의 동물들은 너무나 신비롭고 독특하며 흥미롭다. 멸종동물을 향한 저자의 열정 가득한 여행은 영국 서섹스 주에 위치한 부스 자연사박물관에서 출발한다. 19세기에 조류학자 에드워드 부스가 세운 이 박물관에는 그가 직접 수집하고 박제한 동물들뿐 아니라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여러 곳에서 확보한 100만 개 이상의 자연사 표본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는 저자가 책과 상상으로만 만났던 멸종동물들도 있었다.
이미 사라진 존재들의 앞에 선 저자는 알 수 없는 편안함과 함께 호기심을 느낀다. ‘나는 왜 이 동물들에게 유대감을 느낄까? 인간인 나 역시 동물이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우리 인간도 언젠가는 멸종하게 될까? 이들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사라지게 된 걸까?’ 머릿속을 채우는 질문들 속에서 저자는 사라진 동물들의 흔적을 따라 여행을 떠나보기로 결심한다. 영국에서 시작해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 뉴질랜드의 남섬과 북섬, 갈라파고스 제도와 모리셔스 섬, 미국 캘리포니아의 해변, 태국의 습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는 저자의 여정은 우리를 특별한 세상으로 안내한다.
“그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았고, 왜 사라지게 되었을까?”
멸종된 동물들의 발자취를 따르며 공존의 가치를 생각하다
앞서 소개한 모리셔스의 도도는 진화의 경쟁과 생태계 파괴 속에서 멸종했다. 갈라파고스의 땅거북과 캄차카 반도의 스텔러바다소는 인간의 사냥감이 되어 무차별적으로 학살당했다. 캘리포니아 해변을 날아다니던 아름다운 푸른 나비 서세스블루는 그 주변이 도시로 개발되면서 터전을 잃었다. 태국의 습지를 달리던 숀부르크사슴은 그 크고 멋진 뿔 때문에 수집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이처럼 멸종은 그 결과만 보자면 생각보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된다.
그러나 저자는 ‘멸종’ 자체보다 사라지기 전 그들의 ‘삶’에 주목했다. 그들이 어떤 생김새를 지녔고, 무엇을 먹었으며, 어느 지역의 어떤 풍경 속에서 살았는지 그곳을 직접 탐험하며 체험한다. 그들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누구이며, 누가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또 누가 그들을 지키고자 했는지 조사한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흔적들을 따라 치밀하고 섬세하게 이어지는 저자의 탐구는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한때 지구상에 살아 있던 ‘생명’임을 깨닫게 한다. 나아가 앞으로의 인류가 다른 생명체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함께 실린 삽화들은 우리의 상상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여행을 함께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