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야 산다
끙끙거리지 말고
속 시원하게 풀고 삽시다!
“잘난 척, 있는 척, 착한 척, 행복한 척,
척척척이 감옥이요,
돈 걱정, 자식 걱정, 남편 걱정, 시댁 걱정, 친정 걱정,
걱정걱정걱정이 지옥이라오.”
“성인(聖人) 신부가 되기를 포기하는 순간 편해졌다.”
착하니즘, 거룩이 콤플렉스를 벗어버린
홍성남 신부의 발칙한 고해성사
서울 가좌동성당 주임신부이자 1급 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홍성남 신부가 그동안 상담해온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음속 갈등과 문제들을 분류해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주는 심리에세이다.
사제 서품을 받기 전부터 사제가 된 후까지도 내면의 갈등과 고통으로 인해 방황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거룩한 사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위치에서 스스로 거침없이 발가벗었다.
거룩한 신부가 되기 위해 냉골에서 지내고 육체적인 고행을 당연하게 여겼던 자신, 소심한 성격에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자신,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스승을 찾아 헤맸던 자신의 방황 이야기 등을 모두 털어놓는다. 홍 신부가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모두 털어놓는 것은 딱 한 가지 때문이다. 작은 일에도 끙끙거리며 속병을 앓고, 화가 나도 제대로 풀지 못해 쌓아 놓는 사는 보통 사람들에게 ‘나만, 왜…’라는 걱정들을 덜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면서도 가책을 느껴 마음 불편해하고, 성당을 다니기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 스스로를 구속하면서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마음감옥에서 훌훌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홍 신부는 가끔 상담을 신청해오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참지 말고 풀고 사세요, 잘 싸는 사람이 제일 행복한 사람입니다. 잘 싸고 삽시다”라고. 이렇듯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에게는 ‘미운 짓하는 사람, 실컷 미워하세요’, 쉽게 짜증내는 사람에게는 ‘짜증도 잘 풀어야 건강해집니다’라고, 항상 불안에 떨며 전전긍긍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불안감은 삶에 활력을 줍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착하게 살지 마세요, 병 됩니다’라고 명쾌하게 처방을 내려준다. 《벗어야 산다》는 어렸을 때부터 주입된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관습의 고정관념부터 깨고 사람들의 응어리지고, 꾹꾹 참아왔던 문제들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꽉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쿨한 심리처방전
인간의 삶은 갈등의 연속으로, 평생 갈등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본래의 자신이 아닌 황 대리, 착한 딸, 좋은 언니, 성실한 아내로 살기 위해 여러 겹의 답답한 껍데기를 쓰고 산다. 그러면서 마음병을 앓게 되는 문제의 핵심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하지만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고 안으로 계속 곪아간다. 종교나 상담을 받아도 시원해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자신의 심리 치료 경험과 10년 이상 영성심리를 공부하면서 신도들의 마음병을 치유해주던 홍성남 신부는 《벗어야 산다》를 통해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솔직한 자기 자신과 마주하라고 말한다.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울고 싶을 때 큰소리 내서 우는 게 제일 좋다는 것이다. 감정을 자꾸 누르거나 종교나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건 자신에게 이롭지 않다고 일침을 가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 맺기이며, 하느님과 나, 주변 사람들과 나, 나와 나 자신의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은 자존감이 있어 쉽게 절망하거나 실패의 고통도 쉽게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을 비하하고,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지 못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당당하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이에 홍 신부는 몸을 바쁘게 움직이고, 자기 자신에게 ‘좋아질 거야, 괜찮아지겠지’라고 따뜻한 위로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거울을 보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는 일을 한 달만 해도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올 것이며, 항상 크게 웃고, 짜증을 내기보다는 박장대소할 수 있도록 마음에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똥 싸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배고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타인 앞에서 착한 척, 행복한 척, 우아한 척하느라 자신을 속이고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홍 신부는 거침없이 말한다. ‘그렇게 불행하게 살 거면 혼자 산에 들어가라고, 그렇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게 만드니까.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결국 나도, 주변도 모두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말이다. 시원하고 통쾌한 글과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들, 군더더기 없는 메시지는 독자들이 그동안 둘둘 싸고 있던 껍데기들을 아프지 않게 벗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