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알리바이
고창근 작가는 종종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소설이 어둡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럼에도 작가는 그 소설들이 환하고 밝기만 하다고 말한다. 얼어 죽은 노숙자, 자살한 비정규직 노동자, 쌀값 폭락으로 시름하는 농민들이 같은 하늘 아래에 있는 한, 자신의 소설들은 밝기만 하고 그렇기 때문에 미안할 따름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번 단편집에서는 자식들을 떠나보낸 후에 유난히 허전함을 느끼는 아내, 콘도에서의 자살식 등이 그의 소재가 된다. 농촌의 어두운 측면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집으로, 여타 작가들에 비해 간단한 서술 방식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