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후오오: 사라지는 것들에 붙이는 이름
도시적 일상과 개인의 내면화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한국소설에 `생태소설`이라는 장르를 일궈가고 있는 소설가 김영래. 김영래 작가는 등단 이후 줄곧 멸종이라는 주제에 천착해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멸종의 연대기`를 온몸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소설 <오아후오오>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생태소설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살고 있던 집도, 마을도, 산도, 강도 모두 내주고 결국 더욱 더 황폐해져가는 파푸아뉴기니의 `사라져가는 원시 세계`가 생생히 묘사되어 있다. 그 기나긴 여정 속에서 작가의 생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작가는 인간성의 회복이 곧 생태 환경의 복원, 보존의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은 오래전 멸종한 새 오아후오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주인공 `안`은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 아내와 사랑하는 여인과의 이별을 거쳐 벼랑 끝으로 내몰린 뒤 파푸아뉴기니행을 선택한다. 그곳에서 `안`은 가이드 조수아를 대동해 세피크강 지류 곳곳을 다닌다. 코로고에서 안고람을 거쳐 이름 모를 오지의 밀림을 헤매는 여정을 통해 주인공은 원시부족의 신앙과 생활, 언어, 문화를 경험한다. 그리고 문명이 들어오면서 그들의 종교와 문화, 언어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생생히 목격한다.
또한 문명의 바깥에서 흙, 새, 동물, 물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또다른 원시 부족의 삶을 지켜보면서 주인공 `안`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자연의 힘과 야생의 삶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차마 잊어버리지 못했던 자신이 현실을 마주하며 마침내 자기 안에 멸종의 키워드인, `깊은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