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의 지붕
우리 사회의 약자이면서 소수자인 노일들, 조선족,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관조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작가 한수영의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 역시 세상 안에 살지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세상 밖으로 밀려나 소외되는 사람들을 블랙유머와 곡진한 이야기로 그려낸 작품이다. 철거동네 명왕3동과 그곳에 몰려 사는 인간군상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지붕 위에 올라간 어린아이의 눈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며 절망과 슬픔 가운데 희망와 웃음을 함께 그려냈다.
곧 철거될 동네 명왕3동, 민수는 이곳에서 필리핀에서 온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년이다. 민수의 엄마는 한국으로 시집왔다가 남편의 언어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한 뒤 아들과 살아가고 있다. 청진기를 들고 동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찰하는 민수. 때로는 안쓰럽고 우스꽝스러운 동네 사란들의 일상이 어린아이인 민수의 시선을 통해 그려진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유일의 약국 주인 김약사의 쌍둥이 오빠 삼촌이 민수 엄마에게 반하고, 모든 동네 사람들이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민수는 이 모든 상황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사랑을 얻기 위해 삼촌은 지붕 위로 올라가 프러포즈를 하고, 결국 민수 엄마와 결혼식을 올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