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제국 2 (완결)
밀리언셀러『소설 풍수』의 작가 김종록!
그의 손에 100년 역사가 해체된다!
이 책은 위험하다! 그리고 불편하다!
역사담론과 예지적 글쓰기를 해온 문제 작가 김종록!
외면해온 한국 근현대사의 진실을 파헤치다!
1910년, 누가 영웅이고 누가 매국노인가
1910년 8월 29일 이 땅에서 대한제국이 사라졌다. 그리고 100년이 흘렀다. 숱한 기념일로 넘쳐나는 달력이지만 그 역사적인 날 밑에는 아무런 표기도 되어있지 않다. 우리가 애써 잊고 싶어 하는 국치일이기 때문이다.
역사와 철학적 담론을 큰 스케일의 서사구조에 담아온 작가 김종록이 6년의 침묵을 깨고 두툼한 한권의 소설을 내놓았다. 소설『달의 제국』은 100년 전 당시를 우리 역사의 개기일식으로 규정한다. 조선의 태양을 일장기의 붉은 해가 가렸다는 비유다. 작가는 부끄러운 역사 속에 정작 우리가 눈감고 있었던 진실을 추적한다. 특히 소설『달의 제국』은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묻는다. 또한 치욕을 감추기 위해 ‘희생양 찾기’ 게임에만 몰두하지 않았는가 꼬집는다. 작가에게는 불편한 글쓰기였고 독자에게는 당혹스런 체험이다.
“역사적 영웅들과 희생양이 충돌했던 그 시절, 저마다 꿈꾼 나라들 또한 충돌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의 나라와 안중근의 나라, 이완용의 나라가 충돌했고 황실의 나라와 민초들의 나라가 충돌했습니다. 해방공간에는 김구의 나라와 김규식의 나라, 여운형의 나라와 박헌영의 나라, 이승만의 나라가 서로 어지럽게 충돌했고 약산 김원봉의 나라와 친일 경찰 출신 노덕술의 나라가 충돌했습니다. 6.25동란 때는 좌익의 나라와 우익의 나라가 충돌했습니다. 오늘 우리들이 꿈꾸는 나라 또한 자본주의의 경제논리와 충돌하고 있지요. 그 과정에서 역사는 어느 한편을 희생양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럼 우리 역사의 개기일식은 끝났는가.
일장기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태양을 가리고 있는 또 하나의 달이 있다. ‘황금 달’ 바로 돈이다.
2010년 청담동, 그들만의 제국
블루문이 뜨면 시작되는 그들만의 은밀한 축제. 블루문은 양력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뜨는 희귀한 기회다. 추석이나 대보름, 단오는 도시인들의 축제일이 될 수 없다. ‘자본의 제국’ 시민들은 큰돈을 벌어들이면 그때마다 축제를 벌인다.
소설『달의 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머니게임을 추적한다. 탐욕과 신기루를 좇아 명멸하는 군상들. 그 속에도 영웅이 있고 매국노가 있다.
소설 속의 ‘청담사랑방’은 우리사회 명사들이 모이는 사교클럽이다. 현자(賢者) 우당선생과 그의 충복인 강남 갑부 한창운, 그리고 그들과 함께 시대를 논하고 돈벌이를 하는 개성적인 멤버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천국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가진 자들만의 천국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천국을 꿈꾸는 것이다.
우당이 사는 세상은 돈을 좇는 탐욕의 시대. 자신의 능력을 ‘황금 나침반’ 삼아 시대의 도(道)를 추구한다. 우당의 증조부에게 이완용이 있었다면 그에겐 한창운이 있다. 한창운의 부모는 성도 없는 천출. 그의 가족사엔 현대사의 아픔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우당이 한창운을 통해 이루려는 것은 ‘천국’이지만, 그것은 곧 증조부를 위한 해원굿이다.
인간은 수없이 배신하며 살아간다. 논리와 소신을 배신하고 죽고 못 살던 사랑을 배신하며 꿈을 배신한다. 그리고 나라를 배신한다. 이렇게 배신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작가는 모두가 영웅이 될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영웅은 죽을 자리를 잘 찾아가는 사람이며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국가에 기꺼이 바치는 자다. 하지만 누구나 그럴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이것이 작가가 이완용을 선택한 이유다.
작가는 말한다. “제 자신이 악역을 맡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고름은 절대 살이 되지 않습니다. 언제고 누군가는 터트려서 새살이 돋게 해줘야 합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