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사랑을 만나다
섬 순례자 강제윤의 제주 올레길 여행
지치고 상처 받은 당신, 제주 올레로 오라
『올레, 사랑을 만나다:섬 순례자 강제윤의 제주 올레길 여행』는 시인 강제윤이 제주의 골목골목과 올레길을 걸으며 마주친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그곳에서 만난 여행자의 사랑, 그리고 제주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집을 버리고 가뭇없이 섬을 떠돈 지 6년째 접어든 강제윤, 그는 대한민국의 사람 사는 섬 5백여 개를 모두 걷겠다는 서원을 세운 탓에 한곳에 열흘 이상은 머물지 않았다. 그런 그가 제주에서 1년 남짓 장기체류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순전히 ‘올레길’ 때문이다.
존재의 근원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지쳐 있던 그에게 제주 올레길은 치유의 길이고 환희의 길이다. 그는 온갖 해찰을 부리며 느리게 올레길을 걷는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풍경을 보고, 길에 얽힌 이야기와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는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채 올레길을 걸으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인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올레길이 상처 투성이었던 자신을 어떻게 위로해주고 행복하게 해주었는지에 대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올레길과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에게 ‘사랑’으로 다가와 그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안과 용기를 주었다. 다시금 삶이 나아갈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레길에서 만난 사랑이 그를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올레길에서 만난 사랑과 사람 이야기가 차곡차곡 담겨 있다. 강제윤의 담담하고 소박한 글과 사진은 제주 올레만큼이나 지친 도시인들에게 따뜻한 위안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 나그네, 사랑에 빠지다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과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 저마다 나름의 사연을 안고 있다.
죽음으로 사랑을 지킨 여자 홍윤애, 원수 집안의 여자를 사랑한 가파도 이장, 17년이라는 기나긴 기다림 끝에 사랑의 결실을 이룬 한 게스트하우스의 부부, 손목 한번 잡지 않고 5년을 기다려 사랑을 얻어낸 선장, 몽골 초원과 닮은 제주 땅을 사랑하는 몽골인 아내와 올레길을 걸으며 살아가는 배우 유퉁, 올레길의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실연의 상처를 떨쳐버린 여행자 등…….
그들은 각기 다른 모양의 사연을 안고 올레길에 올랐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 모두 올레길 위에서 동일한 경험을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응어리로 남아 있는 것들을 비워내고 올레길이 주는 희망과 사랑으로 새롭게 자기 자신을 채워낸 것이다. 그럼으로써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던 사랑을 얻고, 절대 치유되지 않을 것 같은 상처를 치유 받았다. 그 길은 청년 시절 혁명가로, 인권운동가로 살고 고향 보길도에서 33일간의 단식으로 댐 건설을 막아내는 등 투사 이미지가 각인된 시인조차 ‘사랑’을 화두로 삼게 했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에는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진솔하고 내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제주의 바람과 향기를 사진보다 강렬하게 그림으로 담아낸 변시지 화백의 이야기, 올레길을 만든 또 한 사람 서동철 탐사대장의 파란만장한 삶, 캐나다에서 온 문학청년 데럴 쿠트의 제주 사랑, 허름한 30년 국숫집 춘자싸롱 주인 마담의 굴곡진 인생, 일제의 야만을 몸소 겪었다는 모슬포 감자 할머니의 이야기 등…….
저자는 제주에 더 가까이 들어가서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길어 올리고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 보여준다. 그저 아름답게만 보이는 제주와 제주 사람들에게도 지난한 일상과 뼈 시린 아픔이 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듯하나 여전히 제주 사람들에 영향을 미치는 4.3항쟁, 개발과 관광이라는 미명 하에 훼손되는 제주의 순수성 등. 저자는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껏 알지 못했던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올레길에서 만난 여행자와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한편,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한 상처와 아픔을 위로해준다. 이 책을 통해 단순한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아니라 일상과 떠남, 사랑과 아픔이 살아 숨 쉬는 제주와 올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선 좀 더 느리게 걸어야 하리
저자는 올레길은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천천히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지 않으면 올레길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올레길 여행이란 자연의 풍광을 온 몸으로 느끼고 올레로 자신을 채우는 것, 그리고 그것을 그곳을 걷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그것은 비단 올레길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 모든 여행의 미덕이 아닐까.
한편 이 책에는 ‘연인이 걸으면 좋은 올레길’, ‘사색하며 걷기 좋은 올레길’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걸으면 좋을 법한 올레길을 소개한 지도가 수록되어 올레길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강제윤
저자 강제윤은 1988년 『문학과 비평』을 통해 시인의 길로 들어섰다. 청년 시절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혁명가로, 인권운동가로 살았으며 3년간의 옥고를 치렀다. 1998년 보길도로 귀향했으나 고향에서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다. 보길도의 자연하천을 시멘트 구조물로 바꾸고 고산 윤선도 유적지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는 행정관청과 토목업자들과 맞서야 했다. 그 결과 자연하천을 지켰고 33일간의 단식 끝에 댐 건설도 막아냈다. 하지만 2005년 다시 고향을 떠나 거처 없는 유랑자가 되었다. 청도한옥학교를 졸업하고 티베트를 다녀온 뒤에 한국의 사람 사는 섬 5백여 개를 모두 걷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섬 순례길에 올랐다. 그동안 1백50여 개의 섬을 걸었고, 지금은 한국에서 가장 큰 섬 제주에서 올레길과 제주 땅을 걷는 중이다. 저서로『섬을 걷다』, 『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 『숨어사는 즐거움』, 『보길도에서 온 편지』 등이 있다.
http://pogildo.pe.kr, http://blog.naver.com/bogilnara
추천의 글 제주를 뼛속까지 사랑하는 떠돌이 시인
프롤로그 함께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01 내 안에 들어온 제주올레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산보를 나가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폭풍의 화가 변시지|노화백의 사랑|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흰 동백 피었다 지네|비구니 스님들 올레길에 취하다|서귀포의 밤
02 올레길 위의 사랑
여행자의 사랑은 불가능이 없다|가파도의 로미오와 줄리엣|죽음으로 사랑을 지킨 여자 홍윤애|17년을 기다린 사랑|올레 교감 선생님 ‘한산도’의 봄|올레길에서 만난 집시 유퉁|사랑이 불치병인 까닭
03 올레, 사람 사이로 흐르다
한 사랑을 잃고 더 많은 사랑을 얻다|제주올레를 만든 또 한 사람 서동철|서귀포 라 트라비아타|올레길에서 만난 이방인들|길이 된 사람|춘자싸롱
04 사색의 숲을 거닐다
존재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만 개의 눈 만 개의 목숨|생명에 대한 예의|삶의 본질은 죽이는 것과 먹는 것|지구의 마지막 세대인 것처럼|태고의 힘 비양도|바위에 갇힌 자들|왕은 숲으로 갔다
05 제주 속으로 들어가다
이승에 집을 두고 저승에 직장을 두고|슬픔의 다크 올레|내 슬픈 경주마들|신들의 로맨스|살려줍서 살려줍서|바람과 돌의 나라|모슬포 과부탄|지구는 수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