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이번 이야기는 인간의 ‘원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무릇 생명을 가진 것들은 다른 생명을 양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불편한 진실을 한 소년의 눈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태초에 에덴동산에서 신이 인간에게 허락하지 않았던 ‘선악과’는 아마도 ‘생명과’가 아닐지 하는 공상을 했습니다. 타인의 생명을 해쳐서 얻어 낸 ‘피 묻은 남의 살맛’을 인간에게 금지했던 것은 아닐지요? 고기 맛을 알아버린 인간은 풀과 과일만 먹던 옛날의 입맛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인간을 살육의 동물 세계로 추방해 버린 것은 아닐 런지요?
동물을 사랑하는 한 소년이 거부할 수 없는 ‘고기맛’에 심리적 고통과 갈등을 느끼며 성장하게 됩니다. 자라서 스님이 된 그는 채식주의자가 되었지만 살기 위한 ‘아주 조금’이라는 미명하에 육식을 남몰래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정국희님의 시 <원죄>에 나오는 시적 이미지를 육식과 관련하여 재해석해 보았습니다.
온달이
반달이
내가 죄인이라고?
생각이 짧은 신
의문의 낚싯바늘
강아지 친구들
새끼 낳은 꺼벙이
새끼 잃은 꺼벙이
천사 같은 병아리
어미 잃은 병아리
돌아온 토토
토끼털 숄
거부할 수 없는 맛
카니발
돼지 농장
소 농장
악어의 눈물
아파하는 것들
생명이라는 죄
채식주의자
아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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