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소리가 큰 아이들
스승의 날 꼭 읽어야 할 책! ‘발소리가 큰 아이들’
또다시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학생들이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드높지만, 교육 현장은 여전히 전인교육을 외면한 채 입시 점수 올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긍정적인 교육기관으로서의 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이며, 위기감을 느끼는 뜻있는 교사들은 눈물을 머금고 교육현장을 떠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때맞춰 출간된 윤병훈 신부의 책 ‘발소리가 큰 아이들’은 깜깜한 한국 교육의 앞날을 비춰주는 작은 등대 같아서 눈물겹도록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저자 윤병훈은, 농과대학을 졸업한 후 가톨릭 사제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기를 원해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일반고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그런데 교감 연수를 앞두고 있던 어느 날 퇴학당하는 학생들을 지켜보던 그는 ‘학교에서 ?겨 나는 저 아이들은 이제 누가 책임을 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 길로 편안한 교직 생활을 박차고 나와 대안의 학교를 세우기로 맘을 먹었다.
그러나 동네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허허벌판에 학교를 세우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경험은 부족한 채 사랑과 열정으로만 뭉친 교사들이, 그동안 부모들과 교사들에게 받은 상처로 얼룩진 학생들을 모아놓고 교육을 한다는 일은 매순간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1998년 양업고등학교를 세운 후, 저자는 창의성 교육과 인성교육의 요람 양업고등학교 교장으로써 2010년 2월 10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사랑의 눈물과 땀으로, 누구 앞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학생들을 키워낸 것이다.
이 책은 13년 동안 양업고등학교의 생생한 기록이다. 윤병훈 신부를 비롯한 교사들, 부모들과 학생들이 어우러져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는 대한민국 교육에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는지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안학교 ‘양업고등학교’ 그 희망을 말한다
저자는 학생들과 함께 지내며 학생들의 반항이 이유 없는 반항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왜 그런 반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지, 반항이라는 거친 모습 그 너머에 있는 학생들의 여린 눈물과 슬픔이 무엇인지를 보며, 문제점의 근원이 어디 있는지 직시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파헤치며 그 부조화 속에서 신음하며 방황하고 반항하는 청소년들이 결국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요, 희생물임을 담담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이 땅의 청소년들을 이끌어 주어야 할 저자 자신을 포함한 모든 어른들의 자성적인 고백서요,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종의 참회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이 책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물으며, 그 길을 함께 찾아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대안학교에서의 13년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게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대안학교라는 교육 실험 현장의 생생한 체험이 담긴 이 한 권의 책이, 이 땅에 자녀를 둔 부모님들뿐만이 아니라 청소년을 가르치는 교육 현장의 모든 분들을 위한 확실한 지침서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학부모와 교사들이 이 책을 읽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