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바보들에게 다섯 번째 이야기
사랑과 나눔의 삶을 살다간 바보 김수환 추기경의 가슴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
김수환 추기경은 약하고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 받는 이들을 특별히 사랑하셨고, 또 자신을 진정으로 낮추시는 겸손한 분이셨습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그린 자화상에 “바보야”라는 제목을 붙이고, 그 그림을 방에 걸어두고 매일 보았다고 합니다. 그는 그림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가 이 세상과 작별 인사를 하던 날, 이념과 계층과 세대를 뛰어 넘어 끝없이 이어진 추모 행렬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사랑과 겸손을 목말라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를 통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사랑과 겸손의 의미, 그리고 그 큰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가 남기고 간 사랑의 마음으로 눈을 떠야 합니다. 이기심과 욕심에서 벗어나 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눈을 떠야합니다.
오늘날 세상은 물질적인 풍요로 대변되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어두운 면은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그는 존재만으로 빛을 뿌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죄로 인해 어두워진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는 따뜻한 별. 그 별은 졌지만 별이 지고 새날이 밝아 올 것을 우리는 압니다.
모두가 자기 탓보다는 남을 탓하고 있을 때, 부족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힘, 더 사랑하지 못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힘. 우리도 그런 바보의 힘을 길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