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고사성어에서 찾아낸 희망의 컬처 코드 스무 개
우리시대, 우리 감각에 맞게 고사성어 다시 읽기
‘자린고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이고, ‘기우’는 창조성의 비밀이며, ‘정중지와’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세상을 말하고, ‘이판사판’은 우리가 꿈꾸는 세계라고?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일까?
우리시대 우리 감각에 맞게 고사성어 스무 개를 다시 읽었다. 단순히 재해석한 게 아니라, 고사성어의 뿌리에서 시작해 우리의 문화·사회·역사·철학적 맥락에서 고사성어를 해체하여 재조합했다. 저자에 따르면 고사성어에는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문화유전자에 차곡차곡 쌓인 지혜가 압축되어 있다. 저자는 이 압축을 풀어 희망과 행복의 컬처 코드 스무 개를 찾아냈다. 그리하여 우리의 문화와 사회를,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속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는 각 고사성어마다 내용이 함축된 삽화를 삽입해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었고, 방송 강의안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재치 있고 날랜 입담이 살아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고사성어 ― 우리 몸속 문화유전자
“또 고사성어?”가 아니다. 저자도 집 위에 집을 또 짓는 거였다면 애초에 이런 일을 벌이지도 않았을 거라 말했다. 고사성어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복원된 것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연결하는 것, 그리고 이를 활용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것 들이 이 책을 쓰는 목적임을 저자는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고사성어를 복원한 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식정보시대에 왜 고사성어인가? 인생은 고속도로와 달라서 정해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길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는 질적으로 다르다. 전자의 상황에서 필요한 게 단순정보라면, 후자의 상황에서는 지혜가 요구된다.
그렇다면 공자왈 맹자왈도 있고, 불경과 성경 같은 고전도 있는데 왜 하필 고사성어인가? 첫째, 압축률 때문이다. 위대한 사상가의 글들은 한 줄 한 줄에 그 책의 모든 내용이 다 들어 있다. 고사성어는 거의 대부분 딱 네 음절의 말이고, 어떤 경우에는 두 음절로도 충분하다.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가, 역사가, 생각이 담겨 있다. 너무도 작아 “목에 걸고, 팔목에 차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둘째, 그 압축률 덕분에 고사성어는 늘 우리의 입 언저리에 산다. 유명한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려면 책을 읽고, 기억 또는 기록하고, 확인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고사성어는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 생활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지 않고 땅으로 내려와 우리와 함께하는 말이다. 그래서 늘 살아 움직이며 과거의 유산 속에 우리의 새로운 현재들을 계속 담아낸다. 우리 몸속 문화유전자와 같다.
저자와 함께 고사성어를 다시 읽어보자.
목차
프롤로그
1. 새로움의 비밀 - 기우
『열자』라는 책, 유학과 도가/기나라 사람은 바보?/친구의 설명/기氣/장려자의 생각/열자의 생각/우리의 생각/그런데 정말 하늘과 땅은 무너지거나 꺼지지 않을까요?
2. 빅뱅과 빅크런치 - 천지개벽
코스모스와 유니버스/하늘과 땅이 처음 열리고/인간의 역사와 운명/알기는 소강절/동양의 우주론은 크기가 너무 작아요/우주를 바라보는 변함없는 인간들의 생각
3. 빈자리 만들기 - 혼비백산
정신/귀신/기와 혼백/정신과 육체/죽으면 뭐가 어떻게 되나요?/미디엄/제사를 지내는 이유/얻으려거든 내주어라
4. 별들에게 물어봐 - 태두
가장 뛰어난 인간/대 문장가 한유/산, 하늘과 가까운 곳/태산과 신령스러운 산들/북두/하늘의 제국/태극/별과 산, 인간
5. 두 극단 사이에 난 길 - 무용지용
쓸모의 역설/귀신같은 사람/장자의 세 가지 언어/목수와 엄청나게 큰 나무/꿈에 나타난 상수리나무/무용에 대한 새로운 인식/무용한 놈을 잡아!/무용과 유용, 그 사이에 난 길/도의 이름으로
6. 마이 리틀 월드 - 정중지와
용의 수염/네이처와 피시스/무위자연/물의 신들/외다리 짐승과 노래기/거북이, 개구리를 놀리다/저마다의 세계, 니들이 개구리 심정 알아?
7. 생명의 양식 - 조장
자라지 않아도 될 것들/대장부/용기란 무엇인가, 세 명의 인물/맹자의 사상, 성선설과 성오설/호연지기/사림, 선비의 숲/선비 정신
8. 내 삶의 주인은 나 - 내성외왕
한자 문화권의 독특한 사상은 뭔가요?/내성외왕/수기치인/철인정치/근대의 국가/전륜성왕/왕중왕/단군왕검/민주주의와 내성외왕/성인과 왕, 내 삶의 주인은 나
9. 청아한 무상 - 세한송백
소나무와 잣나무/지조/세한도/김정희, 호가 수백 개나 되는 사람/추사와 실학/사통팔달 추사/스승과 제자/청아한 무상/추사의 흔적들/잘 모르는 게 정답?
10. 막 가자는 건가요? - 이판사판
이쯤이면 막가자는 건가요?/이판사판과 불교/화엄 불교/영원의 세계와 변화의 세계/끝없이 연결된 세계/이판승과 사판승/불교의 슬픈 역사/이판사판
11. 탐욕스러운 고양이 - 흑묘백묘
동충하초/파란만장한 중국의 현대사/중국의 내전과 6?25전쟁/모씨와 등씨/문화대혁명/천안문 사건/팍스 시니카의 영광/탐욕스러운 고양이
12. 글로컬리제이션과 로발리제이션 - 신토불이
몸과 마음, 그리고 흙/언제 생겼나요?/일본식 말 아니에요?/문화의 저력/우루과이라운드/FTA/글로컬리제이션/로발리제이션
13. 사랑과 야망 - 이순
어린이를 가리키는 말들/나이와 배움/지우학/이립/불혹/지천명 또는 지명/이순/황희의 깨달음/종심/사랑과 야망
14. 숨어 버린 유토피아 - 무릉도원
도화원기/낯선 세계/난리를 등지고/동굴의 문은 닫히고/술꾼 시인/복숭아꽃의 상징/무릉도원은 어디로 숨었을까?/동굴의 입구에서
15. 고기가 사는 맑고 푸른 내 삶 - 청수무어
물이 맑으면 고기가 없다/선배의 충고/어부의 노래/순수한 사람들/순수의 악마/조화는 요리의 지혜
16. 재테크의 비밀 - 자린고비
짠돌이/자린고비와 비슷한 말들/자린고비 이야기 하나, 절인 고비/자린고비 이야기 둘, 존경받는 부자/자린고비 이야기 셋, 재테크의 비밀/자린고비의 설화들/짜다의 문화/짜지만 나눠먹는다
17. 독서와 편서 - 위편삼절
위편삼절과 공자/편과 책/한 권 두 권/종이와 책/인쇄술의 발전/새로운 개념의 책/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인 책/독서와 편서/끈을 다시 묶는 공자
18. 인생은 시험 - 압권
책을 누르다?/과거제도/근대 세계와 과거제도/춘향전과 이몽룡/문과, 사마시/생원과 진사/장원급제/인생은 시험/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시험
19. 저주받은 물고기 - 목탁
목탁들/공자는 목탁이오!/목탁의 쓰임/저주받은 물고기/목어와 목탁/사물/사물놀이/목탁 소리
20. 짱돌 부처 - 천의무봉
꿰맨 자국이 없는 옷/인간과 선녀의 로맨스/천의무봉을 볼 수 있을까?/석굴암과 석불사/짱돌 부처/불교의 판테온/지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법신과 색신/석굴암의 부처님/악의 무리를 쓸어버리는 한줄기 빛/석굴암 여행
에필로그